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속전속결 문재인 인사, 오리무중 김무성 인사


입력 2015.03.09 09:13 수정 2015.03.09 09:21        문대현 기자

당내 잡음에도 불구 당직 인선 속도 낸 문재인

당내 반발 잡지 못하고 멈춘 김무성 인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달 9일 오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뒤 자리에 앉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탕평 인사 논란을 겪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우여곡절 끝에 인사를 마무리함으로써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에 ‘광폭 인사’를 마쳤다. 반면 취임 8개월 차에 접어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인사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문 대표는 지난달 8일 전당대회 승리 이후 통합을 강조하며 각종 당내 현안에 기민하게 대처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사 문제에 시간을 지체하지 않기 위해 그는 ‘탕평인사’를 내세우며 계파 갈등이 치열했던 전당대회의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힘썼다.

문 대표는 사무총장(양승조), 정책위의장(강기정), 전략홍보본부장(이춘석), 당대표 비서실장(김현미), 대변인(유은혜), 지명직 최고위원(추미애·이용득) 등 자신이 임명하는 주요 핵심 당직을 빠르게 인선했다. 특히 이들은 모두 비(非)친노계로 불리는 인물들이라 탕평인사라는 호평을 받았다.

문 대표의 인사가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조직·재정·대외협력 등 사무처의 실무 전반을 총괄하는 수석 사무부총장에 친노 김경협 의원을 앉히고 조직부총장에도 친노 인사를 기용하려고 해 당내 많은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문 대표는 곧바로 당내 여론을 수렴해 조직부총장 자리에 김한길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관영 의원을 내정해 논란을 잠재웠다.

이후 지역분권정당추진단장과 공천혁신추진단장에 각각 김부겸 전 의원과 박영선 의원을 점 찍어둔 것으로 알려지며 문재인호에는 사실상 정원이 다 들어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지난해 7월 14일 닻을 올린 김무성호에는 아직도 빈 곳이 듬성듬성 눈에 띈다. 당의 중장기적 과제를 연구하고 정책연구개발과 정책수립지원 등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여의도연구원의 수장과 지명직 최고위원 한 자리가 8개월 째 미완인 것.

여의도연구원장의 경우에는 임명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직책의 중요성에 따라 적임자를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해오던 김 대표는 지난해 말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을 임명하려 했지만 서청원 최고위원의 큰 반발로 유보된 바 있다.

서 최고위원은 지난해 12월 2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당시 박 이사장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을 반대하며 김 대표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다 인사 내용이 담긴 서류를 집어던지는 등 화를 참지 못했다는 후문이 전해질 정도로 강력하게 거부했다.

이토록 강하게 서 최고위원이 반발한 이유는 박 이사장과의 불편한 관계 때문이다. 박 이사장은 지난 2005년 3월 당시 수도 이전에 반대하며 의원직을 버리고 탈당한 경험이 있는 인물로 19대 총선을 앞두고 보수성향의 ‘국민생각’을 창당해 당시 비대위원장이던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운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끝내 박 이사장의 여의도연구원장 선임은 물 건너갔고 아직까지도 공석인 채로 유지되고 있다. 1년 째 비어 있는 여의도연구원장의 공석인 상태가 지속될수록 분명 당으로서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명직 최고위원의 경우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인선 작업이 진행됐던 여의도연구원장의 경우와 달리 지명직 최고위원은 공식적으로 물망에 오르는 인물조차 없는 상태이다.

김 대표는 지난 8월, 친박계 이정현 의원을 호남 몫으로 지명직 최고위원에 선출한 이후 계속해서 나머지 한 장의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 자리는 TK 인사, 여성중진 인사, 원외 인사 등이 차지할 것이라는 여러 추측들이 난무할 뿐이다. 김 대표는 계속해서 이와 관련된 질문에는 일체 답을 하고 있지 않다.

나경원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소문만 무성할 뿐 실제 인선 움직임은 아직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당내 관계자들에 의하면 김 대표의 머릿속에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에 대한 생각은 크게 들어가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새누리당의 한 고위층 핵심인사는 비공식 석상에서 “최고위원 한 명 없어도 아무 문제 없다”면서 “당이 어려워지거나 당력을 배가 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날 때 선임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대표의 당직 인사는 그 내용에 따라 당내에서 호평을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많은 잡음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의 반발이 있다 할지라도 주요 당직을 오랜 시간 동안 비워두는 것보다는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이 낫다.

그런 면에서 문 대표의 당직 인선 작업은 적극적이고 시원스럽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김 대표의 인사는 지나치게 신중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8개월 째 미완의 상태인 김 대표의 인사는 과연 언제쯤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문대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