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PO]'다윗'전자랜드, '골리앗' SK 잡을 수 있나
SK, 장신 포워드진 위협적 '전력상 우위'
전자랜드, 전면 강압수비-트랩 전술 맞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서울 SK와 인천 전자랜드의 2014-15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6강 1차전이 9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많은 이들은 SK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다. 3위 SK는 올 시즌 무려 37승을 거두며 막바지까지 울산 모비스, 원주 동부와 우승경쟁을 펼쳤다. 6위 전자랜드는 25승에 그치며 올해 6강 진출팀 중 유일하게 5할 승률을 넘기지 못했다.
상대 전적도 4승 2패로 SK의 우위다. 일각에서는 SK가 3전 전승으로 손쉽게 시리즈를 끝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양 팀의 결정적인 차이는 매치업에서 나온다. SK는 리그를 대표하는 빅 포워드 군단이다. 애런 헤인즈를 비롯해 김민수, 박상오, 박승리 등 힘과 높이, 득점력을 겸비한 장신 포워드들이 유독 많다.
반면 전자랜드는 3번 자원의 공수 밸런스가 그리 좋지 않다. 에이스인 리카르도 포웰은 득점력이 좋지만 수비가 떨어지고 정효근과 차바위, 이현호로는 SK 포워드진을 상대로 장시간 매치업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전자랜드는 가드진의 물량이 더 풍부하고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적기 때문에 SK를 상대로는 인해전술과 스몰라인업을 통한 압박을 주로 한다. 하지만 그만큼 미스매치가 빈번하게 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SK는 정규시즌 막바지를 4연승으로 기분 좋게 마쳤다. 하지만 모비스와 동부에 밀려 4강 직행에 실패했고 2년 연속 3위로 밀려나 6강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하게 된 것은 다소 김이 샌다. SK-전자랜드전 승자는 4강에서 2위 동부를 만나게 된다. 우승을 노리는 문경은 감독은 전자랜드를 제물로 동부전을 대비해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전자랜드는 SK와 대조적으로 정규시즌 막바지를 4연패로 마감했다. 중하위권 경쟁팀들의 동반 부진 덕에 비교적 편하게 6강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이후 경기력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실책이 급증했고 야투 성공률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유도훈 감독이 선수들에게 "단지 5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하지 말라"며 질타한 이유다.
전자랜드의 주득점원은 포웰과 정영삼이다. 그런데 두 선수 모두 정규시즌 내내 잔부상에 시달렸고 컨디션이 좋은 편은 아니다. 유도훈 감독은 정규시즌 막판 두 선수의 출전 시간을 조율하며 플레이오프를 대비했다. 두 선수가 승부처에서 힘을 발휘해줘야 한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백업인 차바위와 레더의 컨디션이 상승곡선을 보여줬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유도훈 감독은 6라운드 후반 경기에서 전면 강압 수비와 기습적인 트랩 전술 등을 시도하며 SK전을 대비한 힌트를 보여줬다.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SK의 우위는 분명하다. 그러나 결과가 항상 전력대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3년 연속 4강 진출을 노리는 SK의 강세가 이어질지, 이변을 노리는 전자랜드의 반란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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