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박주영, 비난 여론 잠재우고 명예회복?
사우디 알샤밥과 계약 해지 후 7년 만에 유턴
자신 향한 비난 여론 잠재울지 귀추 주목
박주영(30)이 돌아온다. 친정팀 FC 서울을 떠난 지 7년만이다.
FC 서울은 10일 "스트라이커 박주영 영입을 최종 확정했다. 이로써 박주영은 2008년 해외진출 이후 7년 만에 FC 서울로 복귀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구단 측은 이어 "3년 계약을 맺은 박주영은 곧바로 팀에 합류, 빠른 적응을 위해 동료들과 발맞추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주영의 복귀는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유럽 무대 진출 이후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축구팬들의 커다란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를 향한 여론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박주영은 등장했을 때부터 ‘천재’라는 수식어와 함께 축구계 최고의 이슈 메이커로 자리 잡았다. 청소년대회에서의 엄청난 퍼포먼스, 그리고 프로 입단 후 곧바로 리그 득점 2위 및 신인왕에 오르자 많은 축구팬들을 모처럼 등장한 대형 공격수에 큰 기대를 실어줬다.
AS 모나코에 입단해서도 박주영에 대한 기대치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특히 소속팀이 2010-11시즌 후 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되자 빅클럽으로 이적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고, 그의 행선지는 잉글랜드 명문 중 하나인 아스날이었다.
이때부터 박주영의 축구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사실 박주영은 릴OSC 입단이 유력했으나 갑자기 아스날로 행선지를 변경했고, 이적 과정이 공개되며 프랑스 현지에서도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우여곡절 끝에 아스날 유니폼을 입었지만 그의 자리는 없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박주영을 철저하게 배제했고, 그런 와중에 병역 기피 논란이 불거지며 박주영에 대한 국내 여론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박주영은 당시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홍명보 감독이 구원자 역할을 자처하며 손을 내밀었고, 런던 올림픽 동메달 획득으로 병역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홍 전 감독의 배려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홍 전 감독은 자신의 원칙을 깨면서까지 박주영을 월드컵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박주영은 러시아, 알제리와의 본선 조별리그에 선발 출장했지만 골은 고사하고 슈팅 기회 한 번 잡지 못해 ‘의리 축구’ ‘축피아’라는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따라서 박주영의 국내 복귀는 선수 본인에게 있어 커다란 결심이 아닐 수 없다. 평소 인터뷰를 기피하는 등 불통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그이지만 자신을 향한 여론을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일단 박주영의 가세는 서울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서울은 지난 2013년 득점왕에 오른 데얀이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 정통 스트라이커 부재에 시달려왔다. 박주영은 최근 몇 년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그의 탁월한 골 결정력은 서울의 갈증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주영도 골 등 경기력 외에 좀 더 팬들에게 다가가는 등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에게 마냥 비난만 일삼을 축구팬들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큰 결심하고 돌아온 박주영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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