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중단' 교육청 반발…홍준표 "예산안 확정"
홍준표 "아무런 노력도 안하더니" VS 박종훈 "못 도와줘 미안하다 해야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다음 달 1일부터 무상급식을 중단하고 무상급식 예산을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에 사용하겠다고 밝혀 도교육청과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홍 지사는 이미 지난해 도의회에서 예산안이 확정된 만큼 무상급식 중단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편,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다른 시도청의 경우는 무상급식 예산을 조금씩 늘여가는데 경상남도만 예산을 끊어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 지사는 11일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작년 연말에 도의회에서 예산을 심의하면서 무상급식 예산은 전액 도교육청 예산으로 시행하고 경상남도와 일선 시군에서는 무상급식 지원금을 서민자녀 교육지원사업으로 사용하라고 예산을 확정해놨다”며 “예산안대로 집행을 해야 하는데 교육청에서 재원이 부족하니 무상급식을 중단하겠다고 다시 추경안을 제출해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는 그냥 예산안만 던져 놓고 방치를 하고 있다가 도의회에서 예산안이 확정되고 3월에 도교육청이 추경예산안을 제출했다”며 “두 달 반 전에 예산안을 통과시켜놨는데 그걸 아무런 노력도 안 해보고 시행도 안 해보고 자기들이 못하겠다고 다시 바꾸자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추경안을 제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급식 문제는 도청 사무가 아니다”며 “논쟁의 중점을 보면 한 달 급식비는 대고 나머지 열한 달은 안 되겠다고 하는 것은 말하자면 지방자치단체에 돈을 얻어다 진보좌파 교육감 공약사업에 충당하겠다는 이야기인데, 이게 무슨 경우인가. 자기 공약사업이면 재원 충당은 자기가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홍 지사는 일각에서 무상급식 찬반 여부를 주민투표로 결정하자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 것에 대해 “법률상 지방자치단체의 예산과 회계에 관한 사항은 주민투표 사항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도가 급식비를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끝내야 할 일을 마치 무상급식 중단이 우리 교육청의 책임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도민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은 도가 해야 할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홍 지사를 겨냥해 비난을 쏟아냈다.
이어 박 교육감은 “지금까지 저희는 지원이 계속되도록 여러 가지 경로로 도움을 요청했으나 (도청이) 예산을 끊어 문제가 생겼다”며 “못 줘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용서를 구하는 일이 도가 해야 할 도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4월이 되면 학교가 상당히 심각한 혼란이 올 수밖에 없는 사정이 예산지원 중단으로 인해 왔다면 도는 못줘서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우선 아니냐”고 반문하며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예산이 빠듯해 하기 어려운 것인데 도가 마치 안 하는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교육감은 주민투표 실시 주장과 관련, “(무상급식 찬반 여부가) 주민투표 대상이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도에서 하고 있는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이 옳다고 생각하면 도민들의 주민투표 요구를 받아들여 정당하게 정면 승부를 벌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한편, 이날 박 교육감은 무상급식 중단과 관련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지사와 만나 문제를 다시 한 번 논의하고 합의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하며 홍 지사에 만남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홍 지사는 “이제 와서 도지사와 만나 할 얘기가 없다”며 “예산안 변경 여부는 도의회 권한에 속하니 의회에서 결정할 사항을 도지사하고 교육감이 만나 할 얘기가 없다”며 사실상 박 교육감과의 만남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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