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까체' 사용에 치마·레깅스 금지...대학? 군대?
단국대 일부 학생들이 극존칭 사용, 택시 이용금지 등 신입생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이른바 ‘행동 규정’을 만들어 강제로 이행하게 해 캠퍼스에 만연한 문화적 폭력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한겨레’가 11일 보도했다.
이날 해당 매체에 따르면 단국대 한 학부의 ‘신입생 행동 규정’에는 △화장 금지 △복장 규제 △‘~다나까체’ 의무적 사용 △선배에게 극존칭 사용 △택시·오토바이 이용 금지 △개인 차량도 학회장 허락 때만 이용 가능 등이 규정돼 있다. 또 흡연도 선배가 먼저 피우자고 해야 가능하고, 혼자 흡연 도중 선배가 오면 뒤로 숨긴 뒤 피워도 되는지 허락을 바다야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해당 규정에는 복장도 규정돼 있다. 여학생은 진한 색조화장을 할 수 없으며, 치마나 치마 레깅스, 청바지 차림과 구두 착용도 가급적 피해야 한다. 남학생들은 모자를 쓸 수 없고, 모자가 달린 상의를 입을 때도 옷에 달린 모자를 쓸 수 없다. 시력이 좋지 않을 때 쓰는 렌즈 중에서 서클렌즈도 착용할 수 없다. 특정 장소에선 귀고리나 반지 등 액세서리 착용도 금지다.
이 같은 규정에 신입생들은 공포를 느끼고 있다. 해당 매체가 인용한 한 신입생은 “선배들에게 극존칭을 하고 ‘다나까체’를 쓰거나 압존법(문장의 주체가 화자보다는 높지만 청자보다는 낮아 그 주체를 높이지 못하는 어법)을 써야 해서 떨리고 말하기가 두려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입생은 “학교에 가면 긴장 상태다 보니 선배들의 눈을 피해 화장실 변기에 앉았을 때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며 “화장실 다음으로 편한 곳이 그나마 강의실이라 수업에서 만난 교수님에게 선·후배 간의 군기 문화를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단국대의 해당 학부 학생회장은 해당 매체와의 통화에서 “예전에는 이런 문화가 더 심했는데 제가 학부 학생회장이 된 이번 학기부터는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개인에 따라 (행동 규정에 대해) 느끼는 강도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학부 학과장 교수도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금시초문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무엇보다 학생들을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다면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