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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률 46.2%’ 무리뉴 감독은 토너먼트 약자?


입력 2015.03.14 13:25 수정 2015.03.15 08:4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현대 축구에서 '홈 승리-원정 무승부' 전략 대세

무리뉴 비롯한 대부분 명장들 비슷한 승률 수치

무리뉴 감독은 무패에도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 게티이미지

UEFA 챔피언스리그 통산 2회 우승의 조제 무리뉴 감독이 다시 한 번 첼시에서 빅이어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조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첼시는 지난 12일(한국시각),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4-15 UEFA 챔피언스리그’ 파리생제르망(이하 PSG)과의 16강 홈 2차전서 2-2 비겼다.

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8강행 티켓은 2차전 2골을 기록한 PSG에 돌아갔다. 무리뉴 감독은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조별리그 포함)에서 4승 4무의 무패를 기록하고도 탈락하는 비운을 맛봤다.

무리뉴 감독은 FC 포르투 시절이던 지난 2003-04시즌 처음으로 빅이어를 들어올렸다. 당시 포르투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세계적 명성의 선수가 없었지만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이끌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꺾는 등 파란을 일으키며 최종 승자가 됐다.

두 번째 우승은 인터밀란에서 이뤘다. 인터밀란 지휘봉을 잡은 지 2시즌째, 무리뉴 감독은 당시 세계 최강으로 불리던 FC 바르셀로나를 4강에서 꺾었고 분위기를 이어가 우승까지 차지했다. 무엇보다 무리뉴 감독이 선보였던 강력한 압박에 이은 수비 전술은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를 무너뜨리는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유독 첼시에서만큼은 챔피언스리그와 인연이 닿지 않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무리뉴 감독을 토너먼트의 약자로 불러서는 곤란하다. 무리뉴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한정, 16강 이상의 넉아웃 토너먼트 제도에서 총 54경기를 치렀고 46.2%(25승 16무 13패)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절반에 가까운 승률이며, 무엇보다 지지 않는 확률(승 또는 무승부)이 75.9%에 이르는 셈이다.

과거 및 현재를 호령한 명장들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 수치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한 감독들 중 가장 높은 토너먼트 승률을 기록한 감독은 얼마 전 은퇴한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에서 두 차례 빅이어를 들어 올렸던 하인케스 감독은 69.7%(23승 4무 6패)라는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홈경기에서 86.7%(13승 1무 1패)로 아주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하인케스 감독에 이어 파비오 카펠로(승률 59.3%), 오츠마르 히츠펠트(54.8%), 루이스 판 할(51.9%)이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높은 승률 뒤에는 비밀이 숨어있다. 바로 90년대 치른 경기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현대 축구는 2000년대 이후 전술의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공격보다 수비를 지향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여기에 각 리그의 빅클럽들은 거대 자본력을 바탕으로 스타플레이들을 앞 다퉈 영입했고, 전력이 엇비슷한 챔피언스리그 우승권 팀들이 대거 등장했다.

또한 홈&어웨이라는 토너먼트 제도의 특성상 패하지만 않으면 상위 라운드에 오를 수 있는 점도 승률이 낮아지게 된 원인 중 하나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우승권 클럽 감독들은 원정 무승부, 홈 승리를 노리는 소극적인 전략을 들고 나오게 된다.

실제로 바르셀로나를 최강으로 이끌었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현 바이에른 뮌헨)의 토너먼트 승률은 정확히 50%에 불과하다. 그가 선보였던 티키타카 전술이 무적으로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낮아 보이는 수치다.

이 또한 ‘홈 승리-원정 무승부’ 전략을 택했던데 이유가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원정 승률은 25%(4승 8무 4패)이며, 절반이 무승부로 기록됐다. 리그 일정을 병행해야 하는 입장에서 원정 경기 승리 전략은 팀 운용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 축구로 접어들면서 감독들의 토너먼트 승률은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 데일리안 스포츠

현역으로 활동 중인 명장들도 승률 50%를 넘기는 경우가 드물었다.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3회)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43.3%로 무리뉴 감독보다 낮다. 토너먼트만 무려 58경기를 치른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 역시 46.6%로 무리뉴 감독(46.2%)과 큰 차이가 없다.

이들 대부분의 감독들은 홈과 원정 경기 승률마저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60%대의 홈 승률, 그리고 원정에서는 2~30%의 승률로 나타난다. 원정 경기 무승부가 승, 패보다 많다는 점도 또 다른 공통점이다.

무엇보다 무리뉴 감독이 대단한 이유는 토너먼트 경험이 압도적으로 많다는데 있다. 2003년에 와서야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처음으로 밟은 그는 벌써 54회의 토너먼트 경기를 치렀다. 무리뉴 감독보다 경기 수가 많은 지도자는 퍼거슨 전 감독(58경기)이 유일하며 5년 먼저 감독 지휘봉을 잡았던 안첼로티 감독(53경기)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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