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흡수통일 용어 우리 사회서 사라져야"
최고위서 "주권자의 정치적 결단으로 이뤄지는 것이지 흡수 아니야"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16일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통준위가 흡수통일팀을 만들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한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 “대단히 느낌이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밝힌 뒤 “사실과도 다르고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까 걱정이 되는데, 오늘 조간신문을 보니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하지 않겠다’는 성명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독일의 통일을 흡수통일로 규정하고 대한민국에 독일식 흡수통일을 하지 말라고 요구해왔다”며 “그런데 독일의 통일과정을 보면 흡수통일이라고 할 수 없다. 독일에서도 구서독, 구동독 사람 가운데 흡수통일이라 하는 사람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독일의 통일은 주권적 결단으로 이뤄졌고, 아주 평등하게 통합 추진이 됐다”며 “다만 서독 기본법에 편입이 되는 방식을 채택했는데, 이것이 흡수통일 아닌가라고 말할 수 있지만 동독 주민들의 주권적 결단으로 의회에서 400명 가운데 294명이 찬성하고, 나머지는 반대하는 가운데 결정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의 통일이 꼭 독일식으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주권자의 정치적 결단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어느 쪽이 어느 쪽을 흡수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차별이나 보복도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준위의 한 분이 잘못된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것을 트집 잡아서 새로운 장애물을 만들려는 북측의 태도도 이해할 수 없지만 이런 점에서 앞으로 흡수통일이라는 용어는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는 것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정현 “통준위 구성, 매우 적절하고 바람직하다”
이와 관련, 이정현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남한이든 북한이든 통일에 대한 열망을 표출하고 이야기하고 있기에 정상적인 국가의 아젠다로 통일을 설정하고 미래 비전으로 통일을 분명하게 자리매김한 그것이 바로 통준위”라며 “(통준위 구성은) 매우 적절하고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역대 정부는 남북 문제에 관해 이벤트적으로 성과 위주로 접근하다 보면 결국 성과나 이벤트가 북한의 동의로 이뤄지기 때문에 물밑의 좋지 않은 거래나 퍼주기 식이라는 비난을 샀다”며 “이는 남남 갈등의 요인이 돼왔고 통일, 남북문제에서 역효과를 낸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남북문제는 대통령 한 사람 또는 어떤 정권의 소유물이 되거나 그 정권의 판단으로 이뤄지면 안 된다. 국가, 특히 국민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통준위에 각계 많은 분들이 참여하도록 해 정권의 통일이 아니라 계속성을 지닐 수 있는 국가 아젠다로 한 방향 설정은 매우 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행 과정에서 해프닝이 일어나 매우 유감스럽지만 그 해프닝으로 통준위의 본래 구성, 운영, 방향, 진행 등에 제동이 걸리거나 또 다른 시각이 생겨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