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TK' 인천 서·강화을, 새누리당 경선 불 붙나
사실상 안상수·이경재·계민석의 3파전이라는 시각 강해
안덕수 전 새누리당 의원의 회계책임자가 징역형을 확정 받으면서 4·29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 인천 서·강화을 지역의 새누리당 경선이 사실상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해당 지역의 경우 보수색채가 짙은 곳이기 때문에 당내 경선이 다른 지역보다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 서·강화을은 지난 16대와 18대 총선을 제외하고는 줄곧 보수성향의 정당 후보가 당선돼 '수도권의 TK(대구·경북)'로 불리는 곳이다.
18대 총선의 경우도 이경재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당선된 이후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으로 복당해 사실상 집안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지난 5번의 총선에서 진보성향의 정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박용호 전 의원이 유일하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안 전 의원이 51.49%를 기록하며 16.36%에 그친 서원선 통합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3배 이상의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될 정도이기 때문에 이번 재보선에서도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여타 지역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비록 이번 선거를 통해 당선됐을 경우에는 임기가 1년밖에 되지 않지만 차기 총선 공천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기 때문에 후보자들은 만전을 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오는 19일 하루 동안 인천 서·강화을 지역에 출마할 후보자들의 신청을 접수 받는다고 16일 밝혔다. 또 후보자가 복수일 경우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처럼 지역일꾼론을 최우선 전략으로 선택한 데 따른 결정이다. 즉, 전략공천은 없다는 이야기다.
현재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이경재 전 의원, 계민석 교육부 장관 정책보좌관, 유천호 전 강화군수, 홍순목 전 서구의원, 조건도 인천시축구협회장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사실상 안상수·이경재·계민석의 3파전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안 전 시장은 인천시장이라는 경력과 지난 18대 대선에 출마하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이 전 의원은 해당 지역에서 3선을 지냈으며, 방송통신위원장 등 지역과 중앙을 아우르는 정치력을 갖추고 있다. 강화 토박이인 계 보좌관은 황우여 교육부총리 및 교육부 장관의 측근으로 자천타천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내 한 당직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현재 많은 인물들이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인지도 등을 따져봤을 때는 안 전 시장과 이 전 의원, 계 보좌관이 가장 유력하지 않겠는가”라며 “사실상 3파전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인물은 안 전 시장이다. 그는 지난 15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천시장을 물러난 후에도 항상 인천을 위한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동안 서구·강화군에서 계획하고 준비했던 인천의 꿈을 마무리하고 싶다”며 재보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전 시장은 “임기가 1년 밖에 안 남았지만 서구와 강화, 그리고 인천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한 루원시티 사업도 청라∼영종도를 잇는 제3연육교 건설을 위해 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의 협력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의원과 계 보좌관도 이르면 17일께 출마선언을 하고 본격적으로 재보선에 뛰어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그 무엇보다 ‘지역일꾼론’에 최대한 적합한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에서 ‘11대4’라는 대승을 이끌어냈던 전략을 다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당내 4·29 재보궐선거 기획단 소속이면서 당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진복 의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역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지역에서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고, 민생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하고 생활한 사람들이 지역 사람들의 심부름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을 공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어 “과거의 경우 보궐선거에서 중앙정치인이 지역에 내려가 시끄럽게 선거운동을 해 오히려 유권자들로부터 후보선택의 기회를 많이 박탈했다”며 “(이번 선거는) 중앙당이 대거 지역에 내려가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지양하고 지역에 있는 사람들, 당원들끼리 조용하면서도 지역 주민과 밀착할 수 있는 선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야당세가 강한 검단을 기반으로 새누리당 소속 의원의 선거법 위반으로 재선거가 치러지는 점을 부각시킬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동근 서·강화을 지역위원장이 후보자 신청을 했으며, 전년성 전 서구청장, 한재웅 변호사가 거론되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강화 출신이자 인천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던 박종현 인천시당 사무처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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