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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번호2' 툴로위츠키, 2015시즌엔 건강할까


입력 2015.03.21 07:25 수정 2015.03.22 07:37        데일리안 스포츠 = 최영조 객원기자

뛰어난 자질에도 부상으로 커리어 얼룩

굵고 길게 뛴 지터..영원한 롤모델

트로이 툴로위츠키 ⓒ 데일리안 최영조

잘 알려져 있다시피 트로이 툴로위츠키(32·콜로라도 로키스)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다.

중심타자로 활약하면서도 빼어난 호수비로 하이라이트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등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하지만 커리어 내내 잦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고 '최고의 유격수'라는 명성에 흠집을 냈다. 분명 부상 때문에 지금껏 본인이 가지고 있는 실력을 100% 보여주지는 못했다.

실리콘 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태생의 툴로위츠키는 2005년 아마추어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콜로라도에 입단한 유망주였다.

롱비치 주립대학교 시절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는데 이 학교 출신으론 바비 크로스비(2001년 1라운드 25픽)와 에반 롱고리아(2006년 1라운드 3픽)가 있다. 특히 유격수였던 롱고리아는 2학년 때 롱비치 주립대로 전학을 왔는데 주전 유격수 툴로위츠키 때문에 3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해야만 했다.

프로입문 후 툴로위츠키는 마이너리그 더블 A에선 구단의 배려로 1번 타자로 나서며 조금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섰고 더블A에서 곧장 빅리그로 건너왔다. 2006시즌 막판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툴로위츠키는 이듬해인 2007시즌 클린트 바메스를 밀어내고 마침내 콜로라도의 주전 유격수가 됐다. 2006시즌엔 14번을 달았지만 등번호도 데릭 지터의 2번으로 교체했다.

어린 시절부터 이미 칼 립켄 주니어와 '유격수 빅3(데릭 지터, 노마 가르시아파라,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팬이었던 그는 대학시절엔 가르시아파라의 등번호 5번을 달았다.

툴로위츠키는 2007시즌 타율 0.291-24홈런-99타점으로 눈부신 활약을 했고 수비에서도 유격수 전체 1위에 해당하는 0.987의 수비율로 빈틈없는 수비를 자랑했다. 툴로위츠키가 가세한 콜로라도는 2007시즌 기적 같은 돌풍으로 월드시리즈까지 오르지만 아쉽게 보스턴 레드삭스에 내리 4연패 당하며 창단 첫 우승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락토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콜로라도의 돌풍은 인상적이었다.

이런 활약에도 툴로위츠키는 NL 신인왕 투표에서 아쉽게도 라이언 브론(타율 0.324-34홈런-97타점)에 밀려 신인왕 투표 2위에 머물렀다. 또 수비스탯은 앞섰지만 필라델피아의 지미 롤린스에게 골드글러브도 양보해야 했다. 대신 툴로위츠키는 자신의 우상이던 칼 립켄 주니어에게 "공격형 유격수이지만 믿어지지 않는 수비를 펼친다"는 극찬을 들었다.

2008시즌 초 왼쪽 대퇴 사두근을 다친 툴로위츠키는 6월말 다시 돌아오지만 얼마 뒤 배트를 바닥에 내려치다가 오른쪽 손바닥 부상을 당하며 다시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하지만 이는 앞으로 그를 망령처럼 따라다닐 줄부상의 시작에 불과했다. 이렇게 부상에 시달리며 101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0.263-8홈런-46타점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2009시즌 툴로위츠키는 건강했다. 151경기 출장해 타율 0.297-32홈런-92타점으로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일조했다. NL MVP 투표에서 5위에 올랐다. 또 2010시즌에는 6월 공에 맞아 손목골절을 입어 부상자 명단에 올라 122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타율 0.315-27홈런-95타점으로 첫 3할 타율에 성공, 자신의 몫을 해내며 다시 NL MVP투표에서 5위에 선정됐다.

이어 2011시즌엔 143경기에 나서 타율 0.302-30홈런-105타점으로 생애 첫 100타점 달성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상이 다시 그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2012시즌 5월말 왼쪽 사타구니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접어야 했고 단 47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쳤다. 또 2013시즌에도 126경기에 나서 타율 0.312-25홈런-82타점을 기록했지만 역시 6월에 오른쪽 갈비뼈 부상으로 또 다시 부상자명단에 등재됐다.

2014시즌 툴로위츠키의 출발은 어느 해보다 좋았다. 특히, 4월에는 NL '이 달의 선수'로 선정되며 불망방이를 휘둘렀다. 전반기까지 0.345로 NL 타율 1위에 랭크됐지만 후반기 두 번째 경기에서 왼쪽 엉덩이 부상을 입고 또 다시 시즌 아웃됐다. 1900년 이후 11번째 유격수 타격왕에 대한 기대를 높였으나 역시 부상으로 부푼 꿈도 산산조각이 났다. 당시 0.990의 수비율로 전체 유격수 1위에 올라있었을 정도로 공수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툴로위츠키의 커리어는 잦은 부상으로 얼룩졌다. 뛰어난 신체조건과 탁월한 야구감각은 타고났지만 그도 분명히 현재 유리 몸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툴로위츠키도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부상에 대해서는 좌절감을 느낀다" 고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잦은 부상에 가장 답답한 사람은 당연히 툴로위츠키 본인이다.

그의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떠오르는 스포스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NBA 시카고 불스의 데릭 로즈다. 로즈는 2010-11시즌 MVP까지 수상하며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지만 이후 매년 부상에 신음하며 코트에서의 출장시간이 길지 않다.

2015시즌을 앞두고 NL 서부지구는 한층 더 치열해졌다. 기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LA 다저스의 양강체제에 오프시즌 샌디에이고도 전력을 보강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FA로 에이스 제임스 쉴즈를 데려왔고 트레이드로 저스틴 업튼, 윌 마이어스, 윌 미들브룩스를 영입하며 타선도 업그레이드했다.

콜로라도가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툴로위츠키의 건강이 필수조건이다. 툴로위츠키가 메이저리그에서 150경기 이상 뛴 시즌은 2007년과 2009년 뿐이다. 그리고 콜로라도는 모두 그 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팀이 패하는 것이 지긋지긋하다고 밝힌 툴로위츠키로선 팀의 승리와 가을야구를 위해선 자신의 건강이 필수적이란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건강이라는 전제조건이 붙는다면 툴로위츠키는 분명 명실상부한 최고의 유격수다. 2번의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 수상했고, 메이저리그 통산 유격수 수비율에서 0.986으로 오마 비즈켈을 제치고 역대 1위에 랭크돼있다. 물론 수비로만 평가했을 때 최고의 유격수는 런세이브(Runs Saved)와 플러스/마이너스에서 독보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애틀랜타의 안드렐튼 시몬스(통산 수비율은 0.981).

또 툴로위츠키는 올스타에도 4회 선정됐을 정도로 스타성도 있다. 선수로서의 자질과 클럽하우스 리더로서 그의 자격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재 툴로위츠키는 자신이 신인 때 맷 할리데이에게 도움 받은 것처럼 이제는 팀의 리더로 놀란 아레나도 등 젊은 선수들에게 따뜻한 조언과 때로는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그도 어느덧 베테랑으로 자리 잡은 것.

툴로위츠키는 2015시즌부터 5년 동안 매년 2000만 달러, 2020시즌엔 1400만 달러의 연봉을 받기로 돼있으며 2021년 구단 옵션이 있다. 앞으로 그가 계속 부상에 신음하면 콜로라도에게 이 계약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툴로위츠키에게 2번을 달게 만든 주인공인 데릭 지터. 긴 현역시절 동안 39세이던 2013시즌 정도를 제외하면 큰 부상 없이 뉴욕 양키스의 상징으로 군림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툴로위츠키에게 지터는 여전히 가장 닮고 싶은 선수가 아닐까.

최영조 기자 (choiyj2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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