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시리즈' 신치용 감독 "첫 술인데..삼성화재에 양보"
[V리그 포스트시즌]신영철-김세진 감독 중 한 명과 챔프전
올 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은 사제지간으로 동고동락했던 지도자들끼리 맞붙기 때문에 어느 팀이 올라오든 흥미진진하게 됐다.
대전 삼성화재 신치용(60) 감독과 수원 한국전력 신영철(50) 감독, 안산 OK저축은행 김세진(41) 감독은 삼성화재와 국가대표팀 등에서의 인연이 있다.
1997년부터 신치용 감독이 맡고 있는 삼성화재는 19년 동안 프로배구 최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슈퍼리그 시절부터 단 2시즌을 제외한 모든 시즌 챔프전 우승컵을 안았다. 신영철 감독과 김세진 감독은 세터와 라이트 공격수로 ‘삼성화재 왕조’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보통 관계가 아닌 세 감독은 18일 ‘NH농협 2014-15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대결을 앞둔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천안 현대캐피탈이나 인천 대한항공 아닌 팀과는 챔프전을 치르지 않은 신 감독은 “감독들이 바뀌니 어색하다”며 “7년 동안 우승했다. 언젠가는 질 텐데 이왕이면 나와 오래 배구한 사람에게 지면 기분 좋게 물러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감독으로서 2010-11시즌 신치용 감독과 챔프전에서 격돌했던 신영철 감독은 삼성화재 코치 시절 주포였던 김세진 감독이 지휘하는 OK저축은행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신영철 감독은 “신치용 감독에게는 사석에서 ‘선생님’이라고 한다. 김세진 감독에게도 ‘세진아’ 하고 부르는데, 코치를 거치지 않고 바로 감독으로 성공한 것을 보면 신치용 감독님께 잘 배운 것 같다”며 “두 감독과 함께하게 돼 재미있는 배구가 기대된다. 그렇다고 양보는 없다”고 각오를 전했다.
창단 2년 만에 OK저축은행을 2위로 이끌며 파란을 일으킨 김세진 감독은 “배구인생에서 가장 큰 도움을 받은 두 분이다. 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며 “아직 신치용 감독님은 우리 상대가 아니다. 한국전력도 두렵다”이라고 겸손했다.
져도 마음이 편할 것 같다던 신치용 감독은 “OK저축은행도, 한국전력도 올해 첫 플레이오프다. 첫 술에 너무 배부르면 안 되니 이 정도까지만 하고 삼성화재에 양보하는 게 어떻겠느냐”며 미소를 보내며 눈에 보이지 않는 포스를 내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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