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오 된 제라드, 또 리버풀사에 남을 민폐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3.23 09:44  수정 2015.03.23 09:50

챔스티켓 걸린 맨유와 일전에서 46초 만에 물러나

에레라 발목 밟고 퇴장..리버풀 전의상실 끝에 패

제라드가 맨유전에서 어이없는 퇴장을 당했다. ⓒ 게티이미지

MLS 이적이 확정된 리버풀 '전설' 스티븐 제라드(35)가 자신의 축구인생 마지막이 될 '북서부 더비'를 역사에 남을 민폐로 마쳤다.

리버풀은 22일(한국시각) 홈 안필드에서 영원한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14-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를 치렀다.

로저스 감독은 0-1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애덤 랄라나를 빼고 스티븐 제라드를 교체 투입했다. 전반 내내 맨유와의 중원 대결에서 밀린 리버풀 입장에서는 제라드 투입으로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승부수였다.

주연인줄 알았던 제라드의 등장은 '카메오'를 가장한 '조기퇴근'으로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제라드가 교체 투입 46초 만에 맨유 안드레 에레라의 태클을 피하는 과정에서 발목을 밟아 퇴장 당했다. 심판은 제라드의 행동이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해 경고 없이 곧바로 퇴장을 명령했다. 리버풀은 제라드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 속에 후안 마타에게만 2골 얻어맞고 1-2 패했다.

제라드와 리버풀에는 이래저래 뼈아플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이미 전반기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 0-3 완패를 당한 바 있는 리버풀은 제라드의 마지막 시즌 맨유와의 북서부 더비를 2연패로 마쳤다.

EPL의 오랜 라이벌이기도 한 두 팀은 현재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하기 위해 벼랑 끝 순위싸움을 펼치고 있는 중이기도 했다. 팀내에서 가장 경험이 풍부하고 라이벌전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베테랑이라기엔 너무나도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이날 맨유전을 통해 다시 한 번 축구인생에 흑역사로 남을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사실 제라드는 화려한 명성이 무색하게 과거에도 중요한 경기에서 종종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팀을 위기에 몰아넣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제라드의 ‘역대급 실수’만을 모아놓은 코믹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회자될 정도다.

지난 시즌에도 EPL 우승을 위한 절호의 기회였던 36라운드 첼시전에서 볼을 이어받다가 미끄러지는 실수로 선제골의 빌미를 제공, 리버풀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시즌 후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는 백패스가 실점의 빌미가 되어 잉글랜드의 조별리그 탈락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한편, 제라드는 오는 29일 안필드에서 자선경기로 예정된 고별전을 앞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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