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일]특수대학 입시, 한 번 찔러나 보자고?
<김형일의 대입은 전략이다⑧>2016 특수대학 입시전략
치열한 경쟁의 특수대학 입시, 미리부터 준비 필요
일반 4년제 대학과는 달리 각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대학들이 있다. 통칭 특수대학이라 일컬어지는 이러한 기관들에는 경찰대, 사관학교, 과학기술대, 전통문화대 등이 있다. 이러한 대학들은 대부분 학비가 면제되며 졸업 후 진로와 취업 및 군복무 등에 다양한 혜택이 있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게 나타난다.
입시도 일반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과는 별도로 진행된다. 수시보다 한 발 앞선 6월에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학업능력 이외에도 체력검정 등 해당 대학이 요구하는 기준들이 별도로 설정돼있기 때문에 희망 대학에 맞춰 일찍부터 움직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수대학의 지원은 수시 6회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준비 없이 '한 번 찔러나 보자' 식으로 지원하는 수험생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합격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남은 수시 및 정시 일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양해야 할 것이다.
경찰대 입시와 준비 전략
경찰대는 지도자급의 전문 경찰관 육성을 위한 국가 특수교육기관이다.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며 재학 중 학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이 국비 지급되고 해외연수와 유학의 길이 열려 있으며 졸업 후 전문 경찰인력으로서 진로가 보장돼 인기가 매우 높다.
다양한 특전에 따른 인기를 반영하듯 입시 경쟁률도 만만치 않다. 2015학년도(35기) 경쟁률은 80명 모집하는 남자의 경우 59.0:1, 10명 모집하는 여자의 경우 160.5: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올해 역시 지속적인 경쟁률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경찰대 원서접수는 보통 6월 셋째 주부터 7월 초까지 진행된다. 접수 이후 8월 첫째 주 토요일에는 경찰대 고유 문제를 푸는 1차 시험을 치르게 된다. 접수 마감으로부터 1차 시험까지는 약 한 달여 기간이 주어진다. 수시 기준 학생부 마감에 포함되는 기말고사 시험에 대비하고 실제 시험을 치르는 기간을 고려한다면 접수 이후부터 1차 시험에 대비하는 것은 시간적으로 빠듯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경찰대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총 세 번의 관문을 거쳐야 하는데 주요 활용 요소는 1차의 경찰대 출제 자체시험, 2차의 체력 및 신체검사와 면접, 3차의 최종사정을 위한 1~2차 반영요소와 고교 내신 성적, 그리고 수능성적이다.
1차 관문은 국어, 영어, 수학 자체 시험에 응시해 모집 인원의 4배수 이내에 드는 것이다. 1차 시험 성적은 최종 사정에 반영되지만(20%) 4배수 안에 들지 못하면 2차 면접시험을 치를 수조차 없다. 1차 시험은 그 난이도와 대비가 상당히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제범위는 9월 모의평가와 큰 차이가 없지만 국어의 경우 문법문제가 상당히 어렵게 출제돼 교과 과정만으로 언어대비가 불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학 역시 80분의 시간 동안 심화문제를 포함한 25문항을 풀어야 하는 만큼 난이도가 높고, 영어는 TEPS와 출제 단어의 수준이 비슷하다. 합격자 표본을 보면 1차 시험에서 대략 80% 정도의 정답률이 나와야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학생의 경우, 이보다 높아야 한다. 경찰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출문제를 통해 남은 기간 학습으로 80%의 성취도 달성이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여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보통 1차 시험 합격자 평균은 언어 76~77, 외국어 72~73, 수리 82~83 내외로 평균 77 수준에서 형성된다. 2차 시험은 1박 2일 동안 신체검사, 체력검사, 적성검사, 면접시험을 치른다. 신체검사는 합·불 여부만 판정하며, 시력과 같은 신체 조건과 '사지의 완전성'의 기준은 경찰대 모집요강에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어 사전에 통과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체력검사의 반영비율은 5%로 낮지만 전체 5과목 중 1과목이라도 낙제를 받게 되면 불합격 처리된다.
2차 시험장에서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적성검사를 실시한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다수가 1인을 평가하는 면접과 더불어 집단토론, 생활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2차 시험까지 무사히 통과했다면 1, 2차 시험결과와 수능 및 내신 성적의 합산으로 최종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수능은 표준점수를 활용하는데 합격권 성적은 1, 2차 성적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연·고대 상위 학과 수준의 성적, 서울대 중상위학과 수준의 합격 성적으로 견주어도 무방하다. 내신은 반영비율이 낮은 편이다. 예체능을 제외한 전 과목을 반영하며 특목고 학생을 포함한 합격자 내신 평균 등급은 2.5로 추정된다.
사관학교 입시와 준비 전략
사관학교는 육·해·공군 정규 장교를 양성하는 4년제 군사 학교다. 선발 일정과 방법은 경찰대와 동일하며 복수지원이 가능하지만 1차 시험 일정이 겹치기 때문에 사실상 복수지원은 불가능하다.
사관학교는 100명 내외의 인원을 선발하는 경찰대에 비해 모집인원이 많아 경쟁률은 다소 낮게 나타난다. 평균적으로 18~27:1 수준으로 형성되는데 경찰대와 마찬가지로 여학생 선발 경쟁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다. 사관학교는 '군 적성 우수자 우선 선발제도'가 있다. 지난해 첫 도입된 이 제도는 1차 시험(학과)과 2차 시험(적성)을 통과한 지원자 중 2차 시험 성적만을 종합해 계열·성별 정원의 20%를 우선 선발해 수능시험 이전에 합격자를 발표한다. 자체 시험은 경찰대와 마찬가지로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으니 기출문제를 활용한 대비를 추천한다.
육사를 예시로 자체 시험의 합격자 평균 점수는 원점수 300점 만점을 기준으로 문과는 260, 이과는 250점 수준이며 여자는 이보다 10점 정도가 높다. 매년 난이도에 의해 해당 점수는 변동 폭이 큰 편이므로 85% 이상의 성취도를 학습 목표로 설정하고 대비하도록 하자. 사관학교는 수능의 반영 비율이 높다. 표준점수를 활용해 전 영역의 합산 점수를 반영한다. 대체로 전 영역이 1등급 후반에서 2등급 초반 정도라면 합격을 기대해 볼만하다. 이는 백분위로 89~94% 이내 수준이다.
이외에도 국방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등 다양한 특수대학이 있다. 자연계 학생들이 선호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도 특수대학에 속한다. 이들 대학은 수시와 정시로 구분해 선발하는데, 6회 지원 제한에서 제외되며 정시모집에서도 군외 대학으로 분류된다. 수시 중심으로 선발하며 상대적으로 정시의 선발비율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수시 선발 방식은 학생부종합전형과 맥락을 같이 한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의 지원자 제출서류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면접을 통해 최종합격 여부를 결정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자연계 수험생들은 이러한 특수대학에 도전해 합격의 기회를 확장해 볼 수 있다.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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