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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모건, 본의 아니게 밀당?


입력 2015.04.08 10:45 수정 2015.04.08 10:52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3번의 찬스 날리고 연장전 끝내기 안타

팀도 살고 본인도 사는 기폭제 역할 기대

극적인 끝내기 안타가 모건의 타격감 회복에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한화 이글스

나이저 모건(35)이 한화 이글스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한화는 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4-3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무려 4시간50분 동안 13명의 투수가 투입된 혈투였다.

숱한 기회를 잡고도 한 방이 터지지 않는 ‘변비야구’로 팬들의 속을 태웠다. 24안타 17볼넷이 나왔지만 홈 플레이트를 밟은 것은 7차례에 불과했다.

그 중에서도 천당과 지옥을 오고간 선수가 바로 모건이었다. 모건은 이날 결승타를 터뜨린 주역이기도 했지만 그 전까지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며 경기를 꼬이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했다.

5회 대타로 투입된 모건은 무려 세 번이나 득점권 찬스를 얻고도 연달아 허무하게 물러났다.

2-3 뒤진 5회 2사 2루에서 1루수 플라이에 그쳤고, 3-3으로 맞선 7회 2사에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9회에는 2사 만루 기회에서 우익수 플라이로 힘없이 물러났다. 이대로 한화가 패했다면 모건은 그야말로 원흉이 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묘하게도 기회는 모건을 버리지 않았다.

‘3전 4기’로 11회말 또다시 모건 앞에 찬스가 돌아왔다. 1사 만루에서 모건은 LG 마무리 투수 봉중근을 상대로 유격수 방면 깊숙한 타구를 날렸고, 3루 주자 이용규가 오지환의 송구보다 간발의 차이로 먼저 홈에 도달해 끝내기 결승타 주인공이 됐다. 엄밀히 말하면 이용규의 빠른 발이 모건의 결승타를 살린 셈이다.

모건은 올 시즌 내내 한화의 뜨거운 감자다. 스프링캠프에서 김성근 감독의 눈 밖에 나며 2군에서 몸을 만드느라 시범경기까지 한 차례도 뛰지 못하여 우려를 낳았다.

다행히 시즌 개막을 앞두고 1군에 복귀, 지난달 28일 넥센과 시즌 개막전에서 2루타 2개 포함 5타수 4안타 1도루 맹활약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통통 튀는 개성과 독특한 세리머니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하지만 개막전 이후 모건은 다시 의도치 않은 ‘밀당’에 빠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5경기 타율 0.111(18타수 2안타)에 그쳤다. 특히, 모건은 득점권에서는 11타수 2안타에 그치는 ‘변비야구’로 김성근 감독의 속을 태웠다.

한화는 이날 경기 전까지 2연패에 빠졌다. 이날 경기마저 놓치고 3연패에 빠진다면 초반 부진이 장기화될 수도 있었다. 모건의 이날 타격도 도마에 오르는 것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다행히 한화로서는 끝내기 안타로 ‘모건도 살고 팀도 사는’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했다.

한화는 시즌 초반 매 경기 마치 포스트시즌을 치르듯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치고 있다. 주축 타자들의 타격감이 아직 부진한 가운데 모건이 살아나야만 한화 타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극적인 끝내기 안타가 모건의 타격감 회복에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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