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히트노런과 사이클링히트, 한 시즌에 한 번 나오기도 힘든 대기록들이 같은 날 동시에 작성되는 진풍경이 펼쳤다. 공교롭게도 대기록의 주인공들은 모두 외국인 선수들이었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유네스키 마야(34)는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볼넷 3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며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두산은 마야의 완벽한 피칭을 앞세워 넥센을 1-0으로 꺾었다.
마야의 노히트노런은 역대 12번째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해 찰리 쉬렉(30·NC 다이노스)이 LG 트윈스전에서 기록한 바 있다. 두산 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로 1988년 4월 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장호연이 기록한 이후 17년 만이다.
마야는 이날 무려 136개의 공을 던지며 넥센의 강타선을 잠재웠다. 같은 쿠바 출신으로 최근 프로배구에서 OK 저축은행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배구스타 시몬이 마침 이날 시구자로 나섰다. 절친한 친구가 지켜보는 앞에서 세운 대기록이라 더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마지막 타자인 유한준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순간 마야는 두 팔을 번쩍 쳐들며 환호했고 두산 선수들도 모두 그라운드에 나와 함께 기쁨을 나눴다.
같은 날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는 NC의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가 사이클링히트(한 경기에서 안타, 2루타, 3루타, 홈런 모두 기록하는 것)를 달성했다.
테임즈의 사이클링히트는 프로야구 통산 17번째 기록이다. 외국인 선수로만 범위를 좁히면 2001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매니 마르티네스 이후 14년 만에 달성한 역대 두 번째 기록이기도 하다. 가장 최근 사이클링 히트 기록은 지난해 5월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두산 오재원이 기록한바 있다
이날 4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테임즈는 1회 1사 1·3루에서 2루타로 팀의 선취점을 올리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3회에도 좌중간 2루타를 치며 호조의 타격감을 이어간 테임즈는 5회에는 시즌 6번째 홈런까지 기록하며 KIA 에이스 양현종에게만 이날 3안타를 뽑아냈다.
7회에도 KIA 두 번째 투수 김태영을 상대로 우전 1루타를 추가한 테임즈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임준섭의 5구째를 공략하며 3루타를 뽑아내 드라마 같은 대기록을 완성했다. NC는 테임즈의 활약을 앞세워 6연승으로 리그 단독 선두에 올라 기쁨이 배가 됐다.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의 맹활약은 국내 선수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됐다. 이날 경기 내내 보여준 마야와 테임즈의 집중력은 기록을 떠나 국내 선수들도 본받아야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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