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라이니 '헤딩 노예'에서 맨유 '필살기'로!
맨시티전서도 루니 뒤에서 제공권 우위 점하며 승리 이끌어
롱볼축구 '헤딩 노예' 오명 벗고 주무기로 거듭니
마루앙 펠라이니(28) 맹활약 속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와의 더비에서 값진 승리를 거뒀다.
맨유는 13일(한국시각) 영국 올드트래포드서 열린 ‘2014-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맨체스터 더비'에서 맨시티를 4-2로 누르고 리그 6연승을 질주했다.
맨유의 맨체스터 더비 승리는 2012년 12월 9일 이후 854일 만이었다. 이날 승리로 맨유는 2위 아스날을 1점차로 추격하며 2위 경쟁에 불을 붙였다. 다음 시즌 챔스 무대 복귀와 명가재건을 노리던 맨유 입장에서는 어쩌면 올 시즌 가장 중요할지도 모르는 귀중한 승점 3점이었다.
반면 2연패에 빠진 맨시티는 승점61에 머무르며 4위에 랭크, 우승 경쟁은커녕 2~3위와의 격차도 커졌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펠라이니였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펠라이니는 1골 터뜨렸을 뿐만 아니라 공수 양면에 걸쳐 중원싸움과 제공권에서 압도적인 움직임을 나타내며 완승을 이끌었다.
펠라이니는 데이비드 모예스(현 레알 소시에다드) 전 감독 시절 영입됐다.
모예스 감독은 에버턴 시절부터 중용했던 펠라이니 영입을 위해 공을 들였지만, 정작 펠라이니는 맨유 이적 첫 시즌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실패작이라는 지적부터 몸값 거품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올 시즌 루이스 판 할 감독의 부임은 펠라이니에게 새로운 기회였다. 모예스 감독이 떠난 뒤 계륵 신세로 전락하며 영국 언론으로부터 방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펠라이니는 차츰 판 할 감독의 신임을 얻으며 맨유 전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판 할 감독은 펠라이니의 탁월한 신체조건을 앞세운 제공권 장악을 활용하기 위해 중앙 미드필더임에도 상당히 공격적인 임무를 부여했다. 펠라이니를 활용한 고공전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판 할 감독의 단조로운 ‘롱볼축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롱볼전술은 단조롭지만 통하기 시작하면 그 어떤 전술보다 위력적일 수 있다. 이번 맨체스터 더비도 이를 입증했다. 판 할 감독은 맨시티를 맞아 펠라이니를 최전방 웨인 루니 바로 뒤에 위치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펠라이니의 머리를 노리고 올린 패스들은 맨시티 수비에 부담을 주기 충분했다. 190cm가 훨씬 넘는 장신에 묵직한 파워와 준수한 스피드까지 겸비한 펠라이니의 위력 앞에 전담 수비에 나선 아야 투레와 뱅상 콤파니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펠라이니는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전반 27분에는 머리를 활용해 역전골을 터뜨리며 대량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펠라이니는 빅매치에서 자신의 진가를 여지없이 드러내며 판 할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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