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목숨걸고 망자와 진실게임 돌입했지만...
'비타 500'박스·성완종 다이어리 통한 만남 횟수 등 정황증거 나와
이완구 국무총리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망자와의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 총리는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제 목숨을 내놓겠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생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황 증거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어 어떤 결론이 날지 관심이 쏠린다.
경향신문은 15일 성 전 회장이 2013년 4·24 재선거를 앞두고 이 총리의 부여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비타 500 박스'를 전달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숨지기 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번 재·보궐선거 때 이 총리의 선거사무소에 가서 한나절 정도 있으면서 이 양반한테 3000만원을 현금으로 주고 왔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 측 인사는 지난 12일 경향신문과 만나 "(성 전 회장) 일정표에 '4월4일 오후 4시30분 부여 방문'으로 돼 있는데 그보다는 앞서 오후 4시 조금 넘어 선거사무소에 도착했다"며 "성 전 회장은 1시간 넘게 선거사무소에 들러 이 총리를 만났고, 전체적으로는 2시간 정도 부여에 머물다 해지기 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성 전 회장이 서울에서 타고 간) 승용차에 비타 500 박스가 하나 있었다"며 "회장님의 지시에 따라 그 박스를 꺼내 들고 (선거사무소가 있는) 건물 계단을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선거사무소는 넓은 홀에 여직원 둘이 있었던 기억이 나고, 한쪽 칸막이 안에 이 총리와 성 전 회장 둘만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 전 회장은 홍○○ 도의원 등과도 현장에서 인사를 나눈 기억이 나고, 칸막이 안에서 이 총리를 만났다"며 "(회장 지시로) 비타 500 박스를 테이블에 놓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 전 회장이 이 총리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것은 부여뿐이고, 청양에서는 사무실에 들르지 않고 유세 현장에만 갔다고 전했다.
여기에 이 총리가 지난 20개월 동안 성 전 회장과 23차례 만났다는 의혹이 JTBC 보도를 통해 제기됐다.
14일 JTBC '뉴스룸'이 '성완종 다이어리'를 통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이 총리는 2013년 8월부터 20개월 동안 성 전 회장을 만났다.
성 전 회장은 '성완종 다이어리'에 2013년부터 지난달까지 만난 사람의 이름과 장소를 모두 꼼꼼히 기록해 놓았고 20개월 치 양은 A4용지로 1000여장에 이른다.
JTBC는 보도를 통해 이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에 언급된 8명 가운데 가장 많은 횟수로 성 전 회장을 만난 것으로 나온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에 언급된 이후 성 전 회장과는 개인적인 친분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성 전 회장은 이 총리가 의원에 재직하던 시절은 주로 의원회실에서 이후에는 호텔 식당에서 만난 것으로 정리했다.
한편 이 총리는 1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돈을 받은 증거가 있다면 총리직이 아니라 목숨을 내놓겠다"면서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