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MBC '일베' 이미지 "이쯤되면 실수 아닌 고의"
지상파를 비롯한 종편과 보도전문 채널까지 일베 이미지 침범
끊임없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온 ‘일간 베스트’가 이제 방송가를 침범했다.
최근 KBS 수습기자의 일베 논란으로 비난 여론이 거센 가운데,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에 이어 보도전문 채널까지 무분별한 일간베스트 이미지 사용으로 네티즌들의 분노가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14일 MBC 뉴스데스크는 ‘월드컵 2차 예선'과 관련된 보도를 하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공식 엠블럼 대신 일베가 제작한 가짜 엠블럼을 사용했다.
문제의 이미지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합성한 사진으로 공을 차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실루엣을 트로피 안에 새겨 넣은 사진이다.
해당 로고는 뉴스 배경 영상에 계속 등장했고 MBC는 관련 영상을 홈페이지에서 내렸지만 해당 사진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온라인 공간에서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이미지는 로고피디아에 등록된 ‘일베 로고’로 CNN을 포함한 아랍권과 중화권 등 까지도 해당 로고를 입혀 기사가 보도된 바 있다.
한편 MBC의 일베 사진사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MBC 연예정보프로그램 '섹션 TV 연예통신'에서 배우 차승원의 아들 차노아의 친부 관련한 소식을 전하며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베 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런데 '일베 로고'가 비단 MBC에만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8일 방송된 KBS ‘이광용의 옐로우카드2’에서는 ‘챔스 8강, 이 팀 이래서 탈락한다’ 편에서 배경으로 사용된 독일 축구팀 ‘바이에른 뮌헨’의 로고 'MUNCHEN'이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MUHYUN(무현)'으로 전파를 탔다.
제대로 데스킹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은 종합편성채널도 마찬가지였다.
채널 A는 지난 7일 방송된 ‘쾌도난마’에서 서울대 교수가 여학생을 성추행한 사건을 보도하며 서울대 정식 로고 ‘VERI TAS'가 아닌 일베 로고 ’ILBE TAS'를 그대로 내보냈다.
또 지난 3월 29일에는 배우 이태임과 가수 예원의 욕설 논란을 소재로 네티즌들의 패러디 소식을 전하며, 겨울왕국 ‘엘사’ 캐릭터가 일베 인증의 손동작을 하는 일베를 형상화 시킨 자료화면을 삽입했다.
뿐만 아니라 보도전문채널 YTN 역시 지난 5일 '인류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 찾았다'를 리포트 하며 역시 일베에서 만든 이미지를 가감없이 화면에 내보냈다.
해당 리포트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직계 조상이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는데 앵커석 뒤에 배경에 보이는 화면에 일베회원이 제작한 '오스트랄로 일베쿠스' 이미지를 사용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의 질타의 목소리가 거세다.
지난 10일 다음 이용자 '마르세***'는 "이쯤되면 실수 아닌 고의"라고 비난 하면서 "방송이 장난인가? 일반 사람들은 알지도 못할 표식을 저렇게 남기는게 재밌나? 아니면 저런게 자랑스러운가? 저급하고 치졸하게 노네 아무리 후진국도 저런 장난질은 안하는데.. 역사, 도덕, 상식 결핍이다" 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다음 이용자 '수평선***' 역시 "처벌이 미지근하니까 같은 일이 반복되는 거다.
이건 방송사의 책임이 더 크다."며 하루 이틀이 아닌 이런 논란에 대해 방송가에 일침을 가했다.
일베 자체를 비난하는 네티즌들도 다수 있었다. 다음 이용자 '그레**'는 "도대체 왜 일베사이트를 폐쇄하지 않는건지 이해안됨. 백해무익. 자살사이트보다 더 악하다."며 꼬집었고, 또 다른 이용자 '누구냐**' 역시 용서는 일베충에게 쓰는 단어가 아니다. 박멸만이 답이다."라며 비꼬았다.
반면 일베 활동에 동조하며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댓글도 있었다.
다음 이용자 'ven***'는 "노출되면 어떤가. 표현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이다. 왜 일베라는 주홍글씨로 마치 외계인 취급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일베를 욕하기 전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그들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반성하기를 바란다. "는 댓글을 올렸다.
하루 이틀이 아니었던 방송가의 일베 이미지 사용 논란은 더 이상 표현의 자유가 아닌 사회적 물의를 빚는 일이 되었다.
맹목적으로 자신들의 이상만 불편하게 내세우는 일베로 인해 방송가가 더이상 여론의 뭇매를 맞지 않기 위해서는 미적찌근한 사과가 아닌 세심하고 철저한 검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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