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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아닌 마법사’ 일본도 침몰시킨 염기훈 왼발


입력 2015.04.23 14:19 수정 2015.04.23 14:2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우라와전서 도움 2개..2-1 역전승 견인

‘연봉 삭감’ 하향세 우려 딛고 완벽한 부활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염기훈이 수원의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견인했다. ⓒ 수원 삼성

염기훈(32·수원 삼성)의 왼발이 마법을 되찾았다.

수원은 21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와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5차전에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3승 1무 1패(승점 10점)를 기록한 수원은 다음달 5일 열리는 베이징 궈안(중국·10점)과의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조 2위 이상에게 주어지는 16강행 티켓을 확보했다.

올 시즌 전북·성남·서울과 함께 챔피언스리그에 나선 수원은 K리그 4개 팀 중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팀이 됐다. 수원이 ACL 16강에 오른 것은 지난 2011 시즌 이후 무려 4년 만이다.

이날 수원이 터뜨린 2골은 모두 염기훈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올 시즌 K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염기훈은 이날도 ‘왼발의 마법사’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환상적인 기량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24분 우라와 공격수 즐라탄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내내 끌려 다니던 수원은 0-1로 끌려가던 후반 30분에야 교체 투입된 ‘조커’ 고차원의 동점골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염기훈이 왼쪽 측면에서 정확하게 올려준 택배 크로스가 고차원의 헤딩골로 이어졌다. 이어 후반 43분에는 역시 교체 투입된 카이오가 염기훈의 패스를 이어받아 승부를 결정짓는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이날만 도움 2개를 기록한 염기훈은 K리그 경기 포함해 연속 공격 포인트 기록을 무려 9경기로 늘렸다. 염기훈은 지난 18일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도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5-1 대승을 견인하는 등 올 시즌에만 벌써 5골 8도움으로 수원의 상승세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염기훈은 그간 실력에 비해 이상할 만큼 과소평가 받았던 선수다. K리그에서는 오래 전부터 정상급 선수로 군림해왔으나 유독 대표팀에만 가면 기대에 못 미치는 플레이를 펼쳐 선입견을 지닌 팬들이 늘어났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결정적인 득점에 실패한 장면 이후엔 염기훈의 별명인 왼발의 마법사를 빗댄 ‘왼발의 맙소사’ ‘염의족’ 같은 굴욕적인 별명이 붙기도 했다.

어느덧 베테랑의 반열에 접어든 염기훈은 당초 이번 시즌 수원과의 재계약도 불투명했다.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염기훈은 연봉을 삭감하면서까지 수원 잔류를 선택했다.

이번 시즌 수원의 주장까지 역임하게 된 염기훈은 경기장 안팎에서 뛰어난 기량과 리더십으로 부정할 수 없는 수원의 기둥이자 올해 K리그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염기훈의 재발견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모범적인 베테랑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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