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관중 퇴장, 극성팬들 '갑질' 설 자리 없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5.11 18:47  수정 2015.05.11 17:54

포항-성남전 도중 물병 투척한 관중 퇴장 조치

나가면서도 욕설..판정 불만에도 정당화 안 돼

프로축구 경기 도중 관중이 퇴장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SPOTV 방송 캡처)

K리그 클래식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관중 퇴장이라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10일 포항 스틸야드서 벌어진 포항-성남의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에서 그라운드에 물병을 투척한 관중이 퇴장 조치를 받았다.

주심은 2-2로 맞선 후반 추가 시간 성남의 프리킥 상황에서 잠시 경기를 중단시키더니, 포항 팬으로 추정되는 한 관중이 그라운드에 물병을 던진 것을 지적하며 퇴장 명령을 내렸다.

해당 관중은 포항 구단 보안요원들에게 이끌려 경기장 밖으로 나가면서도 그라운드를 향해 욕설을 퍼붓고 침까지 내뱉는 추태를 저질렀다. 여기에 다른 일부 팬들까지 합세해 관중석 난간 위에 올라가 고성을 지르고 소란을 벌이는 통에 경기 진행은 계속 중단됐다.

지켜보던 다른 일반 관중들은 이러한 소수 극성팬들의 난동에 눈살을 찌푸려야 했다. 이 장면은 방송 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전국에 중계됐다.

사건의 시작은 심판 판정에 대한 포항의 불만에서 비롯됐다.

포항은 전반 16분 손준호, 후반 24분 이광혁이 추가골을 넣으며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 했다. 하지만 후반 37분 고무열이 상대 선수를 팔꿈치로 가격했다는 이유로 퇴장당하면서 흐름이 묘하게 돌아가더니 후반 45분과 47분 조르징요에게 연속 골을 허용하며 다 잡은 승리를 날렸다.

포항 팬들이 심판 판정에 화가 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리 불만이 있다고 해도 관중이 선수나 심판을 위협할 수 있는 행위는 어떤 이유에서든 용납될 수 없다. 이날 경기 내내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드러낸 것은 양 팀 선수들과 벤치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판정은 심판의 고유권한이기도 하다. 이날 고무열과 해당 관중에 대한 심판의 판정은 모두 적절했다.

최근에는 많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일부 극성팬들이 팀에 대한 애정을 핑계로 그라운드에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거나, 과열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심판판정 못지않게 K리그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다. 이는 일반 팬들의 축구 관중 문화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갖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갑질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적인 상식과 예의에 어긋나는 일도 특정한 상황이나 지위에서는 괜찮다는 특권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 갑질의 폐해다. 마찬가지로 팬이라는 지위가 경기장에서 무슨 꼴불견을 벌여도 스포츠에 대한 애정으로 미화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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