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선은...국민의 주택 소유 여부에 달렸다
<서평>'왜 낡은 보수가 승리하는가' 주택으로 보는 선거 결과 예측
55.9%, 58.3%, 53.1%
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위의 수치는 각각 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 그리고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주택을 소유한 사람 중 여당을 지지한 비율이다. 주택소유자의 보수정당 지지는 50%가 넘는 반면 무주택자는 진보정당 지지성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책연구소 ‘성장과나눔’ 김상진 대표와 ‘시대정신연구소’ 엄경영 대표가 펴낸 신간 '왜 낡은 보수가 승리하는가'(라의눈 간)는 보수 정당이 최근 몇 번의 커다란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을 주택 소유 비율로 찾는다.
청와대와 국회 등에서 다양한 국정과 정치경험을 쌓은 이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집’이 정치 성향을 바꾼다고 한다. 부동산은 가족 혹은 생존이라는 인식에 자신의 부동산을 지켜줄 수 있는 정당을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책에 있는 한 사례가 무척이나 흥미롭다. 대학시절 운동권이었던 A는 소위 친노에 가까웠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선거에서 야당을 지지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던 그가 2010년 인천 송도의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하향세를 보이며 그는 은행에 상당한 부채를 지게 됐다. 그러자 그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임 시장이었던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인천, 특히 송도의 부동산을 망쳐놓았기 때문이라는 그는 자신이 야당 후보의 낙선을 이토록 간절히 원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탄했다.
인천과 경기는 서울에 비해 주택 소유 비율이 높기 때문에 전통적인 야권의 텃밭이었던 인천과 경기에서도 여당 후보가 선전하는 것도 위와 같은 사례와 무관하지 않다. 진보 야당이 주택 소유자들에게 비우호적이라는 통념이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 선거에서 그들의 승리는 점점 멀어지게 될 것이다.
이 외에도 책은 총 자산의 양에 따라 지지 정당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내일신문에 따르면 자산 7억원 이상은 여당 지지가 55.0%인 반면 야당 지지는 25.0%다. 자산 4억~7억은 여당이 52.3%, 야당이 36.4%를 나타낸다. 2억~4억은 여당이 35.7%, 야당이 51.3%이며 2억원 이하는 여당이 38.7%, 야당이 47.7%다.
여당과 야당을 가르는 자산 기준은 4억원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대로라면 보수가 또 이긴다
이 책은 또 현재 진보의 분열을 언급하며 여당의 약진이 계속될 수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
야당이 진보의 분열을 수습하지 못하면 여당, 야당, 신당의 3파전이 될 것이고 신당의 약진할수록 여당의 ‘대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당 후보들은 수도권과 대전 충청권에서 여당 후보의 승리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후보 단일화는 더 이상 국민에게 예전만큼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지 않는다. 지역별로 ‘몰래 단일화’에 성공해도 전국적으로 분열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어렵다. 다음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신당의 3파전이 현실화된다면 야당은 신당을 합쳐서 100석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쪼그라들 수 있다. 그렇다면 다음 대선의 결과도 어느 정도는 예측이 가능해진다.
반면, 야당이 현재 내홍을 잘 수습하면 여당과 야당의 ‘맨투맨 대결’이 이루어진다. 정권심판론이 고조된다면 야당은 서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다. 반면 지난 대선처럼 50대의 투표율이 높아진다면 여당의 약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여당이 2016년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다면 여당의 최대 약점인 대선주자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총선에서 패배한 야당 주자는 추락하고, 총선 승리를 주도한 여당 주자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것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민주화 이후 진보진영의 가장 심각한 위기상황인 야당은 국민의 보수화, 선거인과 투표자의 고령화, 단일화 딜레마, 총선을 겨냥한 신당 출현 등 악재가 수두룩하다. 대선을 1년 8개월 앞둔 시점에 치러지는 총선의 쟁점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심판이냐’, ‘차기 리더십의 창출이냐’가 혼재돼 나타날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전체적인 분위기는 변화보다는 안정에, 진보보다는 보수에, 야당보다는 여당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책의 끝부분에는 여권의 대선후보인 김무성과 김문수, 홍준표, 정몽준, 유승민, 남경필, 원희룡, 오세훈과 야권의 대선후보인 문재인과 안철수,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 정세균, 손학규, 김한길, 그리고 잠재적 후보군인 정동영과 반기문에 대한 SWOT 분석을 담아 읽는 재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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