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케리 사드 발언, 철저한 계산 하에 나온 것"
"미국이 한국 상대로 성동격서하고 있어…청와대가 분명히 입장 밝혀야"
1박 2일 일정의 방한을 마치고 돌아간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용산 주한미군 기지에서 한반도 사드배치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철저하게 계산된 발언”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정 전 장관은 20일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한국에 와서 많은 사람들이 주시하는 가운데 한 발언인데 그게 실수였겠나”라고 반문하며 케리 장관의 사드 배치 언급은 돌출 발언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 때는 한미동맹에 한 치의 빈틈도 없다고 치켜세우고 오후에 미군 부대에 가서 사드 배치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이는 “(한미동맹이) 한 치의 빈틈도 없으니 한국 측에서 사드 문제 가지고 딴소리를 해 한미동맹에 빈틈을 만들지 마라는 일종의 경고”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이 한국을 상대로 일종의 성동격서 비슷한 걸 하고 있다”며 이달 말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예정인 아시아안보회의, 이른바 샹그릴라 회의에서 비공식적으로도 사드 배치와 관련한 논의가 있을 가능성이 있고 이 때 한국은 미국과 일본의 협공을 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정 전 장관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청와대가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청와대가 확실하게 입장을 취하지 않으니 미국에서도 자꾸 세몰이를 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심지어 여당 원내대표까지 사드 배치해야 한다고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며 “대통령과 주변 고위 참모들이 분명하게 입장을 정해 선을 그어놓으면 이 논란은 끝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놔두고 국민들 보고 알아서 판단하라고 하면 되는가”라고 꼬집으며 재차 “청와대가 교통정리를 해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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