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수정이 3년의 공백을 깨고 현대판 신데렐라 스토리 '은밀한 유혹'을 통해 관객들을 찾는다.ⓒCJ엔터테인먼트
현대판 신데렐라 소재를 다룬 ‘은밀한 유혹’은 관객들을 유혹하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
‘은밀한 유혹’은 범죄 멜로라는 새로운 장르를 토대로 신데렐라를 꿈꾸는 현대 여성들의 욕망을 그려냈다.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 당하고 사채업자들에게 쫓기며 희망을 잃어가던 지연(임수정). 그런 그녀 앞에 젊고 유능한 비서 성열(유연석)이 나타나 그녀의 인생을 바꿀 거대한 제안을 한다. 그 제안은 바로 천문학적인 재산을 소유한 마카오 카지노 그룹의 회장(이경영)과의 결혼 후 그의 전 재산을 상속받는 신데렐라가 되라는 것.
현실을 벗어나고 싶던 지연에게 성열의 제안은 제법 솔깃하다. 결국 지연은 회장의 간병인 자격으로 초호화 요트에 오르며 빠져나올 수 없는 게임에 휘말린다. 성열의 도움으로 회장의 아내자리까지 오르게 된 지연. 그러나 순조롭게 진행되던 계획은 회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어긋나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전세계 베스트 셀러 ‘지푸라기 여자’를 영화로 재해석하며, 반전 결말을 추가해 흥미를 유발했다. 하지만 그 결말이 훤히 내다보인다는 점이 문제다. 로맨스로 시작해 서스펜스와 스릴러로 끝난다는 점 또한 이색적이다.
배우 임수정이 3년의 공백을 깨고 현대판 신데렐라 스토리 '은밀한 유혹'을 통해 관객들을 찾는다.ⓒCJ엔터테인먼트
임수정은 윤재구 감독이 생각한 최적의 배우였다. 윤 감독은 ‘은밀한 유혹’ 제작보고회에서 원작을 읽고 임수정이 떠올랐다며 “장화홍련’에서 보여준 연기부터 ‘내 아내의 모든 것’ 일상적인 연기까지. 복합적인 느낌이 있는 배우다”라며 극찬했다.
임수정의 연기력은 3년 공백이 무색할 만큼 빈틈없었다. 이 영화를 위해 왈츠, 장기, 광동어를 배웠다는 그녀의 열의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절박함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고단한 일상부터 일생일대의 제안에 흔들리는 미묘한 감정 등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다.
유연석은 더 이상 ‘응답하라 1994’의 칠봉이가 아닌 마성의 남자로 돌아왔다. 초반 다소 어색한 연기력을 선보이지만 후반부로 거듭할수록 소름끼치는 연기를 펼친다. 특히 요트 위에서 상의를 탈의 한 채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뽐낸 유연석의 노출신은 뭇 여성들의 마음을 훔칠만하다.
실제로 유연석은 멋진 몸매를 위해 촬영 일주일 전엔 탄수화물도 안 먹고, 촬영 바로 전 날엔 물도 안마시며 운동을 했다고 한다.
이경영의 연기력은 두말 할 필요없다. 회장 역이라는 크지 않은 분량에도 존재감은 매우 컸다.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묵직한 목소리 톤은 물론 피아노 연주와 시체 연기까지. 극 중 아버지와 아들로 호흡한 유연석 역시 “영화에서 삼각관계처럼 그려지는 시점이 있다. 그때 위기감이 들었다. 너무 멋있었다. 제가 여자도 아닌데 눈빛만 봐도 심장이 벌렁거렸다”며 “특히 피아노 연주할 때 반해서 그 이후로 피아노를 구입했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극 중 마카오는 화려함과 절박함이 공존하는 곳으로 대비돼 담긴다. 삶의 벼랑 끝에서 절박한 삶을 사는 여자 지연을 표현하기 위한 지하의 세계이자, 막대한 부를 가진 상류층의 모습을 그려내기 위한 반전의 공간 마카오. 제작진은 현실성을 더하기 위해 동양의 라스베이거스라 불리는 마카오를 배경으로 촬영에 임하는 심혈을 기울였다.
동화책 속의 신데렐라는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해피엔딩을 맞이하며 ‘권선징악’이라는 교훈을 남겼다. 현대판 신데렐라를 다룬 ‘은밀한 유혹’의 아쉬운 결말은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라는 의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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