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출마 공식화 '문재인을 잡아라' 시동
안철수, 김한길과 함께 문재인 체제 워크숍 불참
"대선 때 양보하지 않고 끝까지 갔어야" 각 세워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2017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가운데 야권 일각에서 2017년 대선이 '어게인 2012'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12년 대선 당시 안 전 대표와 문재인 현 당대표는 야권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고 이때 갈등의 골이 깊어져 지금까지도 그다지 사이가 좋지 못하다. 결국 문 대표가 후보 자리를 꿰차긴 했지만 경쟁 당시 입었던 상처 등으로 대선에서 패배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일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민주광장에서 열린 TBS라디오 현장방송에서 2017년 대선 출마에 관한 질문에 답을 피하다가 거듭된 질의에 "그럼요"라고 답했다. 이날은 문재인 당대표 체제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워크숍 첫째날이었다. 안 전 대표는 이 일정 때문에 워크숍에 불참했다.
안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 대표와 확실히 각을 세웠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문 대표와 단일화했던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상황에서 내가 두 번(서울시장·대선)에 걸쳐 양보했지만 오히려 양보하지 않고 그냥 끝까지 가는 게 마음 편하다는 주위 사람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맡고 있는 당 혁신위원장직을 문 대표가 제안했을 때 거절한 것과 관련 "혁신은 대표의 몫"이라며 "조직의 리더가 구체적 생각을 갖고 이끄는 게 혁신이다. 다른 전문가를 불러 하는 게 혁신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두 개의 태양'은 더 격렬하게 부딪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친노(친노무현)계와 비노(비노무현)계가 서로를 향해 당의 잇따른 선거 패배 책임 등을 묻고 있는 가운데 '친노계의 수장'으로 불리는 문 대표에 대항해 비노계는 안 전 대표를 내세울 것이 명약관화해지고 있다. 일례로 비노계의 수장으로 불리는 김한길 전 공동대표는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안 전 대표와 함께 이번 워크숍에 불참했다.
특히 대선 정국이 도래했을 때 안 전 대표가 '두 번의 양보'를 앞세워 문 대표에게 야권후보 자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문 대표도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 자리를 눈앞에서 놓친데다 '어게인 노무현'을 바라는 이들의 목소리가 있는 만큼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계파갈등이 가속화되면 두 인사에게 상처가 남는 것은 물론 당이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패배의 아픔'을 겪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안 전 대표와 문 대표 외에도 현재 야권 잠룡으로는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이 거론된다. 안 전 대표와 문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서로 간의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데다 대선에서 패배하는 등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 같이 새로운 인사들에게 대망론이 쏠릴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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