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당정회의 안급해" 정병국 "결별하자는거냐"
당 제안 메르스 긴급 당정청 회의 청와대 거절에 상반된 입장
국회법 개정안 통과로 촉발된 새누리당 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4일 친박(친박근혜)계를 대표하는 이정현 최고위원과 친이(친이명박)계 중진 인사인 정병국 의원은 지난 3일 당에서 제안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긴급 당정청 회의를 청와대가 받아들이지 않은 데 대해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현재로선 청와대도 그렇고 정부 관계자들도 그렇고 메르스 확산을 막는 대책을 세우는 것이 급하다"며 "당에서, 국회 차원에서 협조해야할 상황이 있다면 당장 하겠지만 지금은 국회 차원서 할 수 있는 법안심리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당정회의를 안하는 게 아니고 상황이 되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청와대가 말도 되지 않는 이유를 들어 (당정청 회의) 거부를 했다"며 "도저히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인지, 이게 감정적인 문제를 갖고 대처해야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를 아예 단절하고 거부한다면 결별하자는 얘기밖에 더 되느냐"며 "이런 자세로 나가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 의원은 국회법 개정안 협상을 주도한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해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퇴진 요구가 나오는 것과 관련 "비겁하다"며 "원내대표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친박계를 질타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갈지 생각해야하는데 이를 이용해 마음에 안드는 사람을 제거해보자는 건 정치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지난 3일 '메르스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발족하면서 청와대에 긴급 당정청 회의를 제안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거절 의사를 밝혔다.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현재 국면을 수습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당에는 '좋은 대책을 알려주면 참고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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