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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의료체계 지적받았던 군에 메르스 공포 엄습


입력 2015.06.04 17:36 수정 2015.06.04 17:37        김정욱 기자

격리된 오산 기지 장병 100명 아닌 60명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4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국군의무사령부를 방문해 군내 메르스 유입 방지에 대한 대책을 보고받고, 관계자들에게 메르스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당부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공포가 군대에 까지 확산되면서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군대는 단체생활을 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고, 그 동안 군의료체계에 대한 문제점이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어 군장병과 가족들의 걱정이 커지게 된 것.

4일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오산공군기지 A 원사가 지난 3일 메르스 양성판정을 받았고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는 장병 20여명은 국군수도병원과 국군대전병원에 격리돼 있다. A 원사의 메르스 양성판정 이후 자택 및 생활관에 격리된 오산공군기지 장병은 당초 알려진 100여명이 아니라 60여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군에서 메르스 양성판정자가 나온 것과 관련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은 4일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프로그램에 출연해 “군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귀한 자제들을 잘 보호해야 된다는 의무감도 있다”면서 “외부에서 (메르스가) 유입될 가능성이 많은 게 예비군이기 때문에 우선 예비군 훈련에 신경을 쓸 것이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최근 중동을 방문했거나 확진환자와 접촉한 예비군 등에 대해서는 훈련을 연기시켜주고, 훈련에 입소할 때 간이 신체검사를 할 계획이다. 또 입영하는 신병 가운데 메르스 감염 의심자가 있으면 곧 바로 귀향조치를 하고 훈련을 받는 장병들에 대해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개인위생에 철저히 신경쓰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국방부는 군의 의료요원과 장비 등을 적극 활용하고 보건당국과도 긴밀한 협조를 통해 메르스 감염을 방지할 계획이다.

김 대변인은 “군 의료요원과 시설, 장비, 행정 등의 시스템이 상시대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육·해·공군 본부와 국군수도병원에 각 각 설치된 역학조사반을 운영해 군내로 메르스가 확산되는 것을 방치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김 대변인은 “지금은 군부대와 군장병 부모 간 수시로 SNS 등을 통해 연락을 할 수 있게 해 놨다”면서 “SNS 등을 통해 당분간은 가급적 면회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고, 또 부대 지휘관 재량 아래 현역 장병들의 휴가나 외출도 자제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군내 메르스 유입 방지를 위해 이날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국군의무사령부를 방문해 관계자들에게 메르스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처럼 군은 장병들의 메르스 감염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지만 장병 부모들의 염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부실한 군의 의료체계가 그 동안 여러 차례 질타를 받은 데다 국방부의 메르스 방지 대책이 외부로부터 유입 방지에만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군은 지난 2011년 뇌수막염을 앓고 있는 장병을 단순한 두통으로 오진해 두통약만 처방했다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건이 발생키도 했다.

또 2013년에는 뇌종양에 걸린 병사가 군에서 소화제만 처방받다 사망했고, 지난 해에는 당뇨가 있는 훈련병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 등의 안타까운 일이 군에서 발생했다.

이처럼 군의 허술한 의료체계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고, 국방부는 군의관 수를 늘리는 등의 여러 가지 보완책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선이다.

이와 관련해 1년 전 아들을 군대에 보낸 A 씨는 “그 동안 군병원에서 어이 없는 사고들이 많이 터져 군병원은 신뢰가 안 간다”면서 “일반 사회의 유명 병원에서도 메르스 확산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실정인데 군에 메르스가 유입될 경우 더욱 문제가 아니냐”고 걱정을 토로했다.

올해 초 아들을 입대시킨 B씨는 “요즘에는 사람 많은 백화점 등을 일부러 가지 않고 있는데 군대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아들 걱정에 잠이 안 올 지경이다”면서 “특히 군병원이 부실하다는 뉴스가 많이 보도돼 더욱 걱정이다”고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군의 역학조사반은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현장에 투입해 메르스 의심자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군 장병들이 단체생활을 한다는 점을 고려해 일반 사회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욱 기자 (kj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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