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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와 공식 '첫'만남 김무성, 예정없는 토론까지


입력 2015.06.09 21:19 수정 2015.06.09 21:20        동성혜 기자/박진여 수습기자

'시민사회와 새누리당 대표와의 대화' 끝까지 자리 지키며 예정 시간 넘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권오을 인재영입위원장, 이군현 사무총장이 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초청 시민사회단체와 새누리당 대표와의 대화'에서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대표 등과 함께 앉아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대한민국은 지금 우리 시민사회가 볼 때 코드블루를 불러야 될 때가 됐다. 지금 새누리당도 코드블루를 불러야 할 상황이다.”(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공동대표)

“메르스 공포도 시민사회 대표들의 열정과 애국심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 저희를 흥분케 만든다. 오늘 이 자리만큼은 매우 높은 수준의 청정지역임을 선포한다.”(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새누리당과 보수 시민단체가 처음으로 공식적인 만남을 가졌지만 격려와 웃음 뒤에는 날카로운 비판도 잇따랐다. 9일 300여개 보수 성향 시민단체로 구성된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하 범사련)은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시민사회와 새누리당 대표와의 대화’를 열었다.

이 자리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및 지도부가 보수시민단체 대표들과 머리를 맞대고 보수시민사회의 진중한 요구,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은 새누리당의 일부 정책에 대해 뼈있는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대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행사를 끝까지 지켰으며 당초 예정된 2시간을 훌쩍 넘긴 12시 30분까지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와 정치현실의 타협점을 찾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범사련은 정부의 정책을 직접 맞닥뜨리는 각 현장의 위치에서 당이 올바르게 나아가고 있는지 가감 없이 평가하고, 또 당이 간과하고 있는 것에 대해 따끔하게 일침을 가했다.

이에 김 대표는 예정에 없던 답변시간을 따로 마련해 시민단체 대표들의 발언에 일일이 답변하며 당 정책운영에 귀한 자료로 십분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포문을 연 것은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공동대표다. 이 대표는 “오늘 이 자리에 ‘코드블루2.0’이란 제목을 달았다”며 “병원에서 환자가 심장이 멎을 때 의사들이 코드블루를 부른다. 4년 전(서울시장 보궐선거) 무상급식문제가 정치판에 휘몰아쳐서 저희들이 코드블루 2.0을 불렀는데 지금 새누리당도 코드블루를 불러야 할 상황”이라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각 분야의 시민단체 대표들이 단상에 나와 김 대표 및 당 지도부를 마주하고 분야별 정책에 대한 아쉬움이나 대안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이명희 한국현대사학회 회장은 “여권이 5년 단기 국정운영 사이클에 제대로 적응 못한 것 같다”며 “국가 지속발전을 위한 국정운영구조를 만드는 일은 역사를 바로 아는 일”이라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성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대표는 “우리 역시 역사 교과서와 국어 교과서는 반드시 국정교과서를 해야겠다고 추진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가 반드시 성공해야 지나간 현대사에 성공이 증명될 것이다”라고 전적으로 동의했다.

또 김정수 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가 “포퓰리즘 정책의 과감한 수정 없이는 보수집권당의 가치를 논할 수 없다”며 “무상복지를 외칠 것이 아니라, 선택적 복지가 행해져야 한다”고 복지 논쟁의 근본을 짚었다. 김 대표는 “전적으로 같은 생각”이라며 “과도한 복지정책 등으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위기를 맞은 그리스는 공무원들이 은퇴하면 연금을 97% 받는다. 그러니 나라가 재정파탄이 올 수 밖에 없다”고 사례를 들었다. 이어 “그리스 우파정당, 좌파정당이 번갈아가며 ‘국민이 원하는 거 다 해주겠다’고 국가실정에 맞지 않는 복지정책을 남발해 30년 만에 망한 나라가 됐다”고 꼬집었다.

또한 김 대표는 “그러나 예외도 있다”며 “우리나라 출산율은 1.19로 초저출산국가다. 인구가 줄지 않으려면 2.1이 돼야 하는데, 지난 10년 동안 노력했으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다. 사실 이게 현실이다”라고 필수불가결한 보편적 복지에 대해 언급했다.

통일에 관한 문제에서는 서인택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상임공동대표가 “통일을 위해 노래가 필요하다”며 “‘위 아 더 월드’와 ‘손에 손잡고’처럼 ‘우리의 소원은 통일’ 버금가는 노래를 준비 중에 있다. 올해 행사에서 보수와 진보, 또 해외동포들과 함께 이 노래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 대표는 “10월 9일이죠? 그날 우리가 가겠다. 우리도 불러주면 같이 열심히 노래 부르겠다”고 적극 나섰다.

오픈프라이머리 등 공천에 대한 의견에서 김 대표는 “권력자가 바뀔 때마다 공천 시스템이 바뀐다. 그래서 우리나라 전체가 국민들로부터 지탄대상이 되는 것”이라며 “아무도 손대지 못하는 민주적 공천절차를 만든 것”이라고 평소 공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지난 전당대회 때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당권’에서 ‘권력 권’자를 없애버리겠다고 했다”라며 “당원이 주인이 되는 활기찬 민주정당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절대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강영길 부산산업학교 교장의 “직선제 교육감 선거제도를 폐지하거나 타협해서 바꿔야 한다”는 의견에 김 대표는 “교육감 제도개선에 동의한다”며 “국민투표에도 해당 의견이 대부분일 것이다. 과거 ‘임명제’부활은 검토 중에 있다”고 답했다. 또한 김연화 한국소비자생활연구원장의 “야당은 소비자편, 여당은 기업편이라는 틀을 깨야한다”는 주장에 김 대표는 “소비자 협동이야말로 우리사회에 굉장히 중요하다”며 “충분한 관심을 갖고 있고 적극 협조하겠다”고 긍적적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시민단체 대표들의 요구에 일일이 답변을 마친 김 대표는 “다 말씀드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은 다 인정하고 고치도록 하겠다”며 “잘 봐 주이소. 잘 하겠습니다”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이에 토론자들은 “새누리당에 한해서는 코드블루를 해제하고 (이 자리가)앞으로 서로 좀 더 소통하고 협력하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이 같은 자리에 다음에는 진보단체들도 함께해 더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대한민국의 코드블루를 해제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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