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청문회 마친 여야, 확연한 입장차...총리 인준 안개 속

10일 국회에서 열린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노회찬 전 의원(오른쪽 부터), 강용현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변호사, 이홍훈 법조윤리협의회장 등 증인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0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마친 여야는 총리자격을 놓고 확연한 입장차를 보여 인준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여당은 “3일간의 청문회에서 새롭게 드러난 의혹이 없으니 11일에는 청문특위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 12일에는 본회에서 표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늘어나는 의혹과 부실한 자료제출, 성의 없는 답변으로 일관하는 황 후보자는 부적격자인 만큼 여당의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총리 인준이 빨리 이뤄져야 신임총리가 메르스 사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12일 본회의에서는 총리 인준안 표결이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후보자는 병역기피, 소득세 탈루 의혹 등에 대해 검증을 피해가는 방법을 택했다”면서 “청문회에 성실히 임할 생각이 없었다면 총리지명을 거부했어야 한다”며 여당의 주장에 맞섰다.

이처럼 여야는 경과보고서 채택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황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표결까지 가기는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여당이 11일 경과보고서를 단독으로 채택하고 12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붙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이럴 경우 야당은 표결에 불참하거나 반대, 또는 기권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황 후보자는 10일 청문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번 청문회 기간 동안 여러 의원들의 질의 대해 평소 생각을 사실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최선 다했다”면서 “국무총리로 일할 기회 주면 소통과 국민화합 통해 우리나라가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온 힘 다하겠다”고 총리 인준을 호소했다.

황 후보자 마무리 발언에 앞서 진행된 증인·참고인 심문에서 야당은 황 후보자에 대한 병역면제 의혹과 ‘삼성 X-파일’사건 수사와 관련한 논란을 집중 제기했고, 여당은 이 같은 공세에 맞섰다.

특히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노회찬 전 의원은 “황 후보자는 삼성 X-파일 수사를 지휘하던 시절 공정한 법집행을 하지 않았다”면서 “황 후보자는 국무총리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성토했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황 후보자가 만성 담마진(두드러기)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증인과 황 후보자는 고등학교 동창인데 혹시 고교 시절이나 고교 졸업 후에라도 황 후보자가 담마진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느냐”고 노 전 의원에게 묻자 “황 후보자에 대한 법무부 장관 청문회를 할 때 담마진을 앓고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