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의 기미 없다” 아내 살해한 남편, 징역 3년 선고

재판부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 될 수 없다"

치매와 전신마비를 겪고 있는 아내를 살해한 70대 남편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김용민 부장판사)는 19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황모 씨(70)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내를 1년 5개월간 간병하다가 피해자가 회복할 가능성이 없어보이자 자식들에게 짐이 된다고 생각해 범행을 했지만 피고인은 상당한 기간 수감생활을 통해 속죄와 반성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황 씨의 아내는 2013년 10월 뇌동맥 뇌출혈로 쓰러진 후 치매와 전신마비를 겪었다. 하지만 요양병원을 전전할 뿐 회복의 기미가 없자, 회의를 느껴 같이 죽을 생각을 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먼저 아내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후, 자신은 준비해 놓은 수면제와 농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1심 재판부는 “배우자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 될 수 없고, 치매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유사 범죄를 방지한다는 측면에서 엄중한 책임을 묻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하지만 황 씨는 원심의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양형 조건을 고려했을 때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항소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