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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세 접어든 메르스 한달, 종식 시점은...


입력 2015.06.19 16:45 수정 2015.06.19 16:59        하윤아 기자

전문가들 "확산세는 확실히 꺾였다…종식 시점은 7월 말쯤"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의 2차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을 관리·감독하기 위해 총리실 산하 '방역관리 점검·조사단'을 파견한 가운데 15일 오후 부분페쇄된 삼성서울병원 출입구에 메르스 관련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지 만 한 달이 지난 현재, 확진자 발생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메르스 확산세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19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를 기준으로 메르스 확진자가 1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가 1명에 그친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이다. 단, 5월 27일과 이달 3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바 있다.

이날 복지부가 공개한 ‘신규 확진자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6일과 7일, 2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정점을 찍은 이후 점차 그 수가 줄어들어 13일부터는 신규 확진자 수가 줄곧 한 자릿수를 유지해오고 있다.

아울러 기존 확진자 가운데 26번(43), 32번(54), 39번(62), 57번(57), 70번(59), 138번(37) 환자 등 6명이 퇴원해 총 퇴원자는 30명으로 기록됐다. 지난 5일 첫 퇴원자가 나온 이래 18일 가장 많은 퇴원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격리 대상자 수는 총 5930명으로 전일대비 799명(12%) 줄었다.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으며, 이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다 격리됐던 사람들이 대거 격리 해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격리 대상자 수가 한차례 줄어든 이래 17일까지 계속 늘기만 했던 격리 대상자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날 격리가 해제된 사람은 처음으로 1000명을 돌파, 1043명을 기록했다. 전날 541명이 격리 해제됐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방역당국에 의해 격리 조치됐다 해제된 사람의 수는 전날 4492명보다 23% 증가한 총 5535명이다.

이 같은 복지부의 발표를 두고 일각에서는 ‘메르스 확산세가 한풀 꺾인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견해가 나오고 있다.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확진자와 격리 대상자 수가 줄어들고, 퇴원자와 격리 해제자가 늘어난 것은 메르스 종식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대섭 고려대 약학대학 교수는 19일 ‘데일리안’에 “확산세는 확실히 꺾였다”며 “평택성모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과 같은 진원지가 없다는 의미에서 확산세가 꺾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확진자 수가 상당히 적어졌다고 보지만 유의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전염병의 특성상 산발적으로 당분간 2주 정도 확진자가 계속 나올 수 있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면서도 “새로운 진원지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확산세가 예전처럼 나오기는 힘들다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신종감염병대응 TF팀 위원장인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이날 CBS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대규모 환자발생의 형태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며 “삼성서울병원에서 의료인이나 직원을 통해 여러 환자들에게 확산시키는 경향이 발생하지 않으면 (삼성서울병원발)3차 유행 자체가 상당히 작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이어 “지금 의료기관들이 (환자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고 국민들도 메르스에 대해 많이 인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새롭게 (메르스가) 출범되는 병원만 생기지 않는다면 종식상황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메르스 종식 시점 7월 말 전망…“판데믹 가능성 낮아”

메르스 확산이 점차 소강국면에 접어들면서 전문가들은 현재 새로운 유행지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7월 말쯤에야 메르스 종식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송 교수는 메르스 종식 시점과 관련해 “종식 선언이 되려면 마지막 환자가 발생하고 한 달 정도 추가 발생이 없어야 한다”면서 “잠복기를 최대한 길게 2주 후라고 봤을 때 6월 말까지는 환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으니 (그 이후에 추가 발생이 없다면) 7월 말에야 종식 선언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도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WHO가 정한 전염성 질환에서의 종식 기준은 환자가 한명도 안 나온 날을 기준으로 해서 최대 잠복기의 2배인 28일”이라며 “만약 6월 말에 환자가 제로(0)라면 그날로부터 28일이니 7월 말 정도가 될 때까지 환자가 한 명도 안 나오면 공식적으로 완전히 메르스는 끝났다고 종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일각에서 메르스 사태가 ‘판데믹’(Pnademic·대유행)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소견을 밝혔다.

송 교수는 “판데믹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면서 “우리가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메르스의 전파력이 예상보다 세고 치사율이 높기 때문이지, 대유행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비하면 메르스의 전파력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대유행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그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우리나라에서 총 75만명이 감염됐던 사례를 거론하며 “메르스는 바이러스 자체만 봤을 때 전파력이 강한 신종플루나 인플루엔자, 독감 등과 비교할 정도, 수준의 감염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도 “지금까지 166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동안 지역사회에서 유행한 적은 없다”면서 “그래서 신종플루 때처럼 지역사회에 대규모로 전파되는 상황은 발생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보건당국 “메르스 진정세로 돌아섰다”…WHO “확진자 감소세 긍정적”

이 가운데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추이로는 진정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접촉자 범위를 최대한 넓게 선정하고 강력한 접촉자 관리를 실시해 삼성서울병원에서 더이상 메르스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고 이 사태가 종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이날 메르스 사태가 진정세로 접어들었다는 판단을 내리면서도 병원 내 추가 감염 확산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다만 집중관리하고 있는 병원에서의 추가 확산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최대한 넓게 관리하고 있는 접촉자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에서 추가 확산이 어떻게 나올지와 아산충무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 부산 좋은강안병원에서 환자가 추가로 나올지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18일 마가렛 찬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더 강력한 접촉자 추적·감시·격리 조치를 실행한 이후 신규 확진자 발생이 감소세로 접어든 것은 관리 조치가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며 “시간이 걸릴 수는 있겠지만 한국의 메르스 발병은 종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서 찬 사무총장은 한국에서 유행한 메르스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 검사 결과 현재까지 인간 사이의 전염을 더욱 쉽게 만들 수 있는 유전적 변이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새로운 전파양상을 보여주는 특별한 역학 증거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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