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신 황금세대’ 몸값 거품 논란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6.28 03:59  수정 2015.06.28 16:00

스털링·바클리·케인, 자국출신 유망주 보호정책 수혜

치솟는 몸값 우려의 목소리..커리어 망치는 독배 될 수도

라힘 스털링의 몸값이 5000만 파운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잉글랜드 축구계는 최근 재능 있는 선수들의 등장에 반색하고 있다.

라힘 스털링(21·리버풀), 로스 바클리(22·에버턴), 해리 케인(22·토트넘) 등은 최근 2~3년간 눈부신 성장으로 잉글랜드 축구계에 세대교체 열풍을 불러일으킨 주역들이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와 잉글랜드 대표팀은 이러한 유망주들의 약진에 고무됐다. EPL은 그동안 유럽 최정상급 빅리그로 자리 잡았지만, 실상은 '외국인 선수들에 의존한 리그'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상위 우승권 클럽들의 주전은 외국인 선수들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자연히 잉글랜드 대표팀의 경쟁력 약화로까지 이어졌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성적이 부진할 때마다 잉글랜드 스타들은 비싼 몸값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거품이라는 조롱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최근 적극적으로 자국 출신 유망주 선수들의 기용을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잉글랜드는 데이비드 베컴, 스티븐 제라드, 존 테리, 웨인 루니로 이어지는 '황금세대'가 주도했음에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그러나 90년대생 신성들의 등장은 EPL과 대표팀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빅클럽에서도 잉글랜드 유망주들에게 눈길을 돌리게 되면서 주가가 더 폭등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러한 잉글랜드 일부 선수들의 급격한 주가 상승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젊은 선수들이 1~2년 반짝한 것으로 지나치게 높은 대우를 요구하거나 '돈맛'에 길들여지는 게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 은퇴한 리오 퍼디낸드(37)는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잉글랜드 선수들의 몸값에 일침을 가했다.

퍼디낸드는 맨유와 잉글랜드 대표팀의 한 시대를 이끌었던 베테랑 수비수 출신이다. 퍼디낸드는 지난 20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현재 잉글랜드 선수들의 몸값은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다.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이적시장에서 가장 핫한 선수로 거론되고 있는 해리 케인과 라힘 스털링의 몸값을 거론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퍼디낸드는 현재 EPL 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알렉시스 산체스를 비교대상으로 꼽았다. 둘은 지난해 EPL 빅4를 차지한 맨시티와 아스날의 에이스이기도 하다.

퍼디낸드는 세계 정상급 선수인 아구에로의 몸값이 약 3800만 파운드(약 668억 원), 산체스의 몸값이 3200만 파운드(약 562억 원)인데, 이제 20대 초반에 불과한 케인(4000만 파운드, 약 703억 원)과 스털링(5000만 파운드, 약 878억 원)이 몸값이 벌써 이를 뛰어넘는다며 꼬집었다.

케인과 스털링은 올 여름 이적 시장에서 끊임없이 이적설에 시달리고 있다. 스털링은 리버풀과의 재계약을 거부한 채 차기 행선지를 물색 중이며, 케인 역시 토트넘 잔류를 강조하고 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부터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잉글랜드 축구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증이 덜 된 어린 선수들이 일찌감치 주목을 받으면서 돈과 유명세에 현혹돼 끌려 다니다가 커리어를 망치는 상황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한두 시즌 반짝하다가 슬럼프에 빠지거나, 성급히 빅클럽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주전 경쟁에서 밀려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다반사다.

퍼디낸드와 동시대에 활약했던 잉글랜드 국가대표급 선수들 중에서도 자국리그 내에서는 스타 대접을 받지만 정작 대표팀이나 국제무대에서는 비싼 몸값에 걸맞은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퍼디낸드의 발언도 최근 주목받는 유망주들이 이런 전철을 되풀이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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