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정치, 소통 않는 사회를 청년이 뻥 뚫는다
<청년 NGO 탐방 ①-'청년만세' '청미래'>
"청년 리더들 결집 청년의 눈으로 사회 변혁"
지난 15일 새누리당 산하의 정책 연구원인 여의도연구원 청년정책연구센터가 공개한 ‘2015 청년가치관 조사 Ⅱ’에 따르면 2015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20대 청년들의 54.9%는 사회가 ‘완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4월 2일부터 8일까지 전국 5대 권역(수도권·강원, 대전, 대구, 광주, 부산)에서 20대 남녀 52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의 절반 이상이 사회변혁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이다.
또한 5월 30일 하루 동안 전국 5대 권역별 20대 청년 7명을 대상으로 한 FGI(표적집단면접법) 방식의 조사에서 이들은 정치와 정부가 가장 먼저 변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치와 정부를 신뢰할 수 없고 소통에 대한 노력도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20대 청년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은 비단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불신이 팽배하다보니 무관심으로 이어졌고 이 무관심은 곧 20대의 선거 투표율이 하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 지난 18대 대선에서 20대의 투표 미참여율은 34.8%로 가장 높았다. 10.1%인 50대에 비해 세배가량 높은 수치다.
정치에 대한 20대의 관심과 신뢰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현실은 20대 청년들의 정치적 관심사와 사회 현상에 대한 인식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청년단체 ‘청년이 만드는 세상’(이하 청년만세), ‘청년이 여는 미래’(이하 청미래)는 여러 사회 현안과 관련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표출하면서 지속적으로 정치권과 우리 사회에 ‘대화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정책간담회나 세미나는 물론 청년들의 사회참여 프로젝트나 기자회견 등 가능한 한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조승수 청년만세 공동대표는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한국사회 문제의 화두인 사회통합과 정치개혁, 통일준비 이런 활동을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참여해 사회를 바꿔보자는 게 청년만세의 목적”이라며 “젊은이들이 ‘해야한다’는 막연한 구호 외치기를 넘어 나름의 대안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보라 청미래 대표도 본보에 “청년이 사회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가지고 있어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며 “청년들이 참여해 목소리도 내고 사회 참여에도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만세, "청년 오피니언 리더들 결집해 ‘정치개혁’ 길 터볼 생각"
약 1년여 간의 준비기간 끝에 지난해 공식적으로 출범한 청년이만드는세상(이하 청년만세)는 청년세대의 뜻을 전달해줄 책임감 있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여 정치개혁과 관련한 대안을 제시하고 청년들의 사회참여활동과 정치참여활동을 유도해나가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설립된 지 만 1년도 채 넘기지 않은 '신생' 단체라 아직 어려움이 있지만, 청년 일자리와 통일 등과 관련해 전문가들을 초빙해 정책간담회를 갖거나 세미나도 개최하는 등 활발한 ‘대안찾기’에 나서고 있다.
청년만세는 현 대한민국에서 청년단체를 이끌고 있는 리더 6명이 모여 대표성을 갖는 ‘청년단체 결집의 장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이후 청년만세 설립 취지에 공감한 20여명의 청년 리더들이 공식적인 준비위원회를 만들었고, 지난해 10월 공식 출범해 짧은 시간 내 80여명의 유료회원을 보유한 단체로 성장했다.
조 대표는 “청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과거처럼 적극적으로 사회에 의사를 표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며 “청년 미래가 없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2030' 세대를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면이 있어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는 자세를 가져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제도의 문제들, 예를 들면 선거구 획정문제나 오픈 프라이머리, 정치자금 이런 문제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가진 후보들이 정치권에 들어가야 한다는 콘셉트로 내년 4월 총선까지 정책간담회 열고 꾸준히 활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 대표는 청년정치리더 양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청년세대는 정치에 대한 불신이나 회의감이 많은데 아무런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청년들이 기성세대가 되면 또 다시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청년들이 잘 준비해야 현 정치세력이 교체된 후에도 나라가 안정화되지 않겠냐는 생각에서 준비된 정치 리더의 정치권 진출을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미래 "기성세대가 만든 정치, 사회, 문화의 틀 모두 청년의 눈으로 바꿀 수 있어"
2010년 ‘미래를 여는 청년 포럼’으로 출발해 꼭 5년이 되는 지난 1월 ‘청년이 여는 미래’로 단체명을 바꾸고 새롭게 목표를 설정하는 작업을 진행한 청미래는 ‘균형’, ‘자발’, ‘젊음’, ‘소통’ 네 가지 비전을 중심으로 2030세대의 사회참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청미래는 최근 세대갈등을 해결해보자는 취지에서 ‘1·3세대 두잇(Do it)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대학생들이 직접 파독간호사와 월남전 참전자를 인터뷰하고 이를 자서전 형식으로 정리해 총 6권의 책을 출간하는 방식의 해당 프로젝트는 영화 ‘국제시장’의 개봉과 맞물리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신 대표는 “세대갈등, 지역갈등, 이념갈등이라는 세 가지 축의 갈등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우리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힘들다고 본다”며 “세대가 함께 만나 이야기하다보면 세대 갈등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청미래는 영화 ‘연평해전’의 제작 활성을 위한 ‘2030 나눔 서포터즈 캠페인’을 통해 대국민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을 독려하기도 했다. 실제 이 캠페인은 영화의 성공적 개봉에 큰 도움을 줬다는 후문이다.
신 대표는 “청미래는 청년의 재능과 아이디어를 한반도 미래를 위해 투자하자는 슬로건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며 “추상적이지만 청년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기성세대와 다른 창의성을 가진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사회변화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청년세대는 기성세대와의 차별성이 분명히 있다”며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판과 틀을 도전적으로 바꾸려고 하는 열정을 가진 청년들이 여전히 많이 있다고 생각하고, 적어도 그런 청년들이 세상을 올바르게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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