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KCC에 매각한 자사 주식을 놓고 열린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와 삼성물산의 두 번째 법정 공방에서 삼성물산은 “자사주 처분은 정당”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0부(이태종 수석부장판사)는 14일 오후 2시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KCC를 상대로 제기한 자사주 의결권 가처분 항고심 심문을 진행했다. 지난 13일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소송에 뒤이은 심리로, 오는 17일 삼성물산 주주총회를 앞두고 열리는 사실상 마지막 법정공방이었다.
양측은 이날 삼성물산이 우호 관계에 있는 KCC에 매각한 자사주 889만 주(5.76%)에 대한 의결권 행사 가능성 여부를 두고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삼성물산 측은 "자사주 매각은 합리적인 경영판단에 기초해 정당하게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엘리엇 측은 1심과 마찬가지로 삼성물산의 자사주 처분이 무효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그룹 총수일가의 지배권 강화를 위한 대표권 남용행위"라고 맞섰다.
삼성물산 측은 “자기주식 처분의 원인은 삼성물산의 장기적 발전에 도움 되는 합병을 위해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또 "중간배당 등을 요구하는 신청인의 공격으로부터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측은 또 “합병비율의 정당성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공식적이고 공개된 주식시장에서 형성된 주가에 의해 판단하는 것이 옳다"며 "삼성물산이 합병을 공시한 이후 주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에 엘리엇 측은 "개정상법은 자사주 취득 제한을 완화하면서도 주식 취득 시 주주평등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며 "(삼성물산이) 법령을 위반해 불공정한 방법으로 자사주를 처분한 것은 주주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거래로 무효"라고 비판했다.
이어 "합병은 삼성그룹 총수 일가의 그룹 승계 및 지배권 강화가 목적이고 다른 합리적인 경영상의 이유가 없다"며 "주식 처분의 시기나 처분 상대방 결정 등이 일반 주주들의 이익과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앞서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이 공정하지 않다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엘리엇은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게 산정됐다고 주장했지만, 1심은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를 바탕으로 합병안을 결정한 처분이 정당하다고 보고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한 항고심은 지난 13일 열렸다.
엘리엇은 또 삼성물산이 자사주 899만주(5.76%)를 우호 관계에 있는 KCC에 넘기는 행위와 이미 KCC에 넘어간 지분이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해달라고도 요청했다. 그러나 1심은 "삼성물산이 주식을 KCC에 넘긴 행위가 회사나 주주 일반의 이익을 해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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