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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보다 더한 예능 막장 '불편한 시선'


입력 2015.07.18 08:22 수정 2015.07.18 08:30        김명신 기자

도 넘은 수위 속출…지상파 역시 자극 소재

급기야 제작발표회 출연진끼리 난투 '민망'

지난 13일 진행된 KBS2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조영남과 김수미가 때아닌 기싸움을 벌이며 민망한 사태를 초래했다. ⓒ 연합뉴스

드라마의 수위를 넘어선 예능 막장을 시청자들은 어디까지 봐야할까. 도 넘은 막무가내식 행동을 어디까지 용인해야 할까. 그저 닥치고 바라보거나 아니면 보기 싫은 사람은 그저 채널만 돌리면 되는 것일까.

어느 순간부터 예능이 19금 논란, 저속한 언어, 패러디를 넘어선 대놓고 디스 등 다양한 논란을 양산하며 ‘막장 예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중들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케이블계 예능의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노출이나 성형 조장 등의 논란은 예전에 뒤로 하고 이제는 입에 담기 민망한 랩 가사나 29금 디스 등 새로운 논란을 양산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셰프테이너라는 말까지 등장할 정도로 셰프들의 예능 장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원조 셰프 스타 강레오 셰프의 최현석 셰프 디스전이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그런가 하면 힙합계 예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냈다는 평과 함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쇼미더머니4’가 저질, 저속한 랩 가사로 세간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비단 최근 일련의 사태 뿐만 아니라 막장 드라마 보다 더한 막장급 예능에 대중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가운데 이젠 하다하다 제작발표회에서 대놓고 디스전을 펼쳐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케이블과의 경쟁으로 지상파 역시 수위 조절에 실패하며 사실상 ‘막장 예능’에 뛰어들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서로간의 디스전도 모자라 이젠 대놓고 ‘맞짱’을 뜨고 나섰다.

더욱이 연예계 바닥에서 알만큼 알고, 그 누구보다 오랜 경험을 자랑하고 있는 조영남과 김수미의 돌발 행동은 예능의 막장화가 어느 정도인 지 절실히 보여주고 있다. 제작발표회라 함은 자신들이 차린 밥상을 시청자들에게 처음으로 선사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서로간의 신경전을 이기지 못하고 밥상을 뒤엎는 돌발 행동으로 눈총을 사고 있다.

노이즈마케팅이니 뭐니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 과연 얻는 것이 무엇인지 의문이다. 제작발표회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으로 기록된 마당에. 더욱이 앞으로 개그계 소재로도 쓰일 것이 뻔한 이번 ‘참사’는 과연 무엇을 남겼는지 지켜볼 대목이다.

문제된 배경은 지난 13일 진행된 KBS2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조영남과 김수미가 때아닌 기싸움을 벌이며 시작됐다. 조영남이 시청률 자신감을 드러내자 김수미는 시청률 수치를 언급하며 조영남의 심기를 건드렸고, 결국 조영남은 자진하차를 언급하며 그 자리를 떴다.

당시 일각에서는 몰래카메라 아니냐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불행하게도 실제 발생한 황당한 사건이었다. 당황한 취재진도 취재진이지만 파일럿을 거쳐 정규 편성되며 기대감을 가졌을 또 다른 출연진이나 제작진의 황당스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터다. 더욱이 조영남 김수미 급 스타를 누가 저지나 할 수 있을까.

실제로 사건 후 제작진은 조영남을 찾아 온갖 설득 끝에 자진하차를 번복, 다시금 출연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런 가운데 과연 악화일로, 총체적 난국인 여론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알만한 조영남의 돌발 행동과 더불어 김수미의 특유의 독설은 여전히 대중의 도마 위에 올라 있고,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물론 '나를 돌아봐'와 관련한 홍보는 제대로 된 셈. 온라인상에는 하루 종일 조영남과 김수미, 나를 돌아봐가 랭크되며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뜨거운 홍보 효과를 누렸다고 해서 결과 역시 좋을까. 결국 그 고래의 싸움에 애꿎은 제작진만 힘들어졌다. 이들의 갈등이 몰래카메라가 아닌 실제 상황인 점이 드러난 가운데 과연 제작진은 어떻게 봉합을 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언론들 역시 일거수일투족, 매회 방송을 통해 보여지는 이들의 모습을 실시간 주목할 것이고, 대중들 역시 예전과는 달리 다소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확률이 높다. 결국 대중의 타깃이 됐고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이 곱씹어질 정도로 위기 아닌 위기를 맞고 있기도 하다.

물론 어느 정도의 위기와 긴장감은 제작진에게 약이 될 수도 있다. ‘나를 돌아봐’가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두 거물 조영남과 김수미가 비호감 이미지로 추락한 가운데 과연 ‘자아성찰’이라는 모티브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을 지, 제작진은 어떤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이끌고 갈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중은 “나를 돌아봐가 아닌 너네부터 돌아보라”며 여전히 일침 어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첫 술부터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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