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 델프 맨시티행, EPL 대표적 배신 아이콘은?

데일리안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입력 2015.07.19 06:58  수정 2015.07.19 06:59

당초 아스톤빌라 잔류할 듯 보였지만 돌연 이적

아스날, 콜-판 페르시 등 이적 흑역사 다수 보유

애쉴리 콜은 하필 라이벌 첼시로 이적해 아스날 팬들의 원성을 들어야 했다. ⓒ 게티이미지

새로운 유다의 탄생인가.

잔류를 선언했던 애스턴 빌라의 주장 파비안 델프가 돌연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로 이적했다.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빌라 잔류 의사를 표했던 델프의 갑작스러운 맨시티행 소식에 영국 현지 언론 역시 당황한 모습이다.

맨시티는 18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델프와 5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델프 이적 소식에 영국 현지 언론은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선수라면 누구나 더 좋은 팀에서 활약하길 원할 수 있다. 그러나 델프의 경우는 다소 다르다.

당초 델프는 맨시티 이적이 유력한 상태였다. 사실상 계약서 서명만 남은 상태. 하지만 돌연 델프는 빌라 잔류를 선언했다. 당시 델프는 "빌라를 떠나지 않겠다. 이곳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랬던 그가 조용히 맨시티 이적을 준비했으니 현지 팬들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이에 델프는 팬들의 마음을 한순간에 들었다 놓게 되면서 현지 팬들 비난의 표적이 돼버렸다.

델프의 맨시티행에 영국 대중지 '더 선'은 '배신자 델프'를 헤드라인으로 장식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 빌라 팬들 역시 '배신자', '유다' 등 델프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렇다면 프리미어리그 팬들을 충격에 도가니에 빠뜨렸던 '배신의 아이콘'을 대표하는 선수는 누가 있을까.


① 애쉴리 콜 (아스널 → 첼시)

금전적 이유 때문이었을까. 당시 아스널 간판 수비수였던 콜은 돌연 런던 라이벌 첼시로 이적했다. 언론들은 콜의 첼시행이 높은 주급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콜은 재계약 과정에서 아스널과 주급 인상을 놓고 이견 차를 좁히지 못했고 1.5배 이상 높은 주급을 제시한 첼시행을 택했다. 이에 콜은 아스널팬들로부터 캐쉬와 애쉴리를 합성한 '캐쉴리 콜'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② 로빈 판 페르시(아스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판 페르시는 '차세대 베르캄프'로 불리며 아르센 벵거 감독이 애지중지 키웠던 간판 공격수였다. 잦은 부상 탓에 그라운드가 아닌 병상 위에 더 자주 있었지만 판 페르시를 향한 벵거 감독의 마음은 늘 한결 같았다. 부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치른 판 페르시는 2011-12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지만 이듬해 아스널과의 재계약을 거부, "마음 속 작은 아이가 맨유행을 조언했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며 이적했다.


③ 숄 캠벨(토트넘 → 아스널)

토트넘 팬들이 가장 싫어하는 선수는 단연 캠벨일 것이다. 토트넘 주장이었던 캠벨은 차일피일 재계약 협상을 미루더니 돌연 아스널로 이적, 토트넘 팬들의 원성을 들어야 했다. 왜 아스널이었을까. 토트넘 유소년팀을 거쳐 프로 데뷔 후 주장 완장까지 찼던 캠벨이기에 팬들 충격은 상당했다. 살해 위협은 물론 일부 토트넘팬들은 캠벨에게 침을 뱉기도 했다.


④ 마이클 오언(리버풀 → 레알 마드리드 → 뉴캐슬 유나이티드 → 맨유)

1990년대 후반 오언은 잉글랜드와 리버풀을 대표하는 공격수였다. 2001년에는 발롱도르를 거머쥐었으며 메이저 대회 우승에 목마른 '삼사자 군단'의 갈증을 해결해줄 선수로 꼽혔다. 그러나 2004년 여름 돌연 레알로 이적한 오언은 리그 적응에 실패했고, 뉴캐슬로 둥지를 옮기며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뉴캐슬 강등 후 오언은 맨유행을 택했다. 리버풀 '프랜차이즈 스타'의 맨유행에 팬들은 심한 충격을 받았다. 불행 중 다행인 건 맨유 이적 당시 오언은 실력이나 팀 기여도면에서 리버풀 시절 오언과 사뭇 달랐다.


⑤ 앨런 스미스(리즈 유나이티드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즈 시절' 주인공 스미스 역시 '유다'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리즈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리그의 떠오르는 신흥 명문이었다. 그러나 이후 리즈는 재정난에 시달렸고 급기야 2003-04시즌에는 챔피언십으로 강등됐다. 당시 스미스는 "리즈와 함께 하겠다. 맨유에서 활약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곧바로 맨유로 이적했다. 스타 플레이어들의 이탈 속에서도 리즈를 지켰던 스미스지만, 맨유 이적을 번복한 탓에 현재까지도 리즈 팬들의 저주의 대상으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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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 기자 (pmsuzuk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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