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안만난 김정은, 국제무대 데뷔에 올인?
러시아 전승절 불참 이어 중국 전승절 참석 여부 관심
"북핵 이견 참석 안할 것" vs "북중 관계 개선 절실"
내달 3일 개최되는 중국 전승절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해 국제무대에 데뷔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5월 9일 열렸던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 초청을 받았지만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바 있다. 당시 김정은의 국제무대 데뷔무대가 러시아가 될 것이라는 내외신의 보도와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반응이 나왔지만 최종적으로는 무산됐다.
러시아의 초청을 거절한 김정은이 거듭된 북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발사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의 초청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특히 북핵·ICBM 등과 관련된 북한과 중국의 기조는 변화된 것이 없다.
장일훈 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지난달 28일 "과거에 미국의 군사적 제지와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의 핵능력을 현대화하고 확장하는 등 강화했다는 점을 말했다. 때문에 이 같은 일(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미사일 발사)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면서 ICBM을 당 창건일 축포로 사용하겠다고 시사했다.
반면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북핵불용’ 입장을 견지 중이다. 장더장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지난 6월 방한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반대한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핵을 둘러싼 북한과 중국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의 방중은 사실상 힘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중국이 김정은에게 보낸 전승절 행사 초청장은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보일 경우에만 오라”는 조건부 초청이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데일리안에 “중국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이 외교채널을 통해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보일 것이면 오라’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다고 한다”면서 “초청장은 보내놨지만 전제가 붙었다. 김정은이 여기에 응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본보에 “김정은의 방중 가능성을 점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핵문제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입장을 김정은이 얼마나 수용할 수 있냐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김정은은 중국 측이 제시하는 수준까지 받아들일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북한이 여전히 중국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이번 중국 전승절에 김정은이 참석하면서 북중 관계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 지난달 27일 김정은은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을 맞아 당시 참전했던 중국군에 경의를 표하는 한편, 북한 내 중국인민지원군 묘역에 화환을 보내는 등 연일 중국에 화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모양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본보에 “북중관계가 그동안 너무 소원했다. 큰 구도로 보면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는 양상이기 때문에 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을 내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김정은 집권 후 3년이 지났는데 정상회담이 한 차례도 없었다는 것은 김정은으로 하여금 이번 기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핵과 관련 북한과 중국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중국 역시 북한이 핵실험을 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입장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본다. 중국은 북핵을 방치하는 스텐스”라면서 “김정은이 이성적으로 판단한다면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찬일 소장도 “김정은 방중은 미지수지만 김정은 집권 3년여의 프로세스를 봤을 때 올해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면서 “국제사회로 들어가면서 변화의 길로 들어서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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