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인 유승민, IOC 선수위원은 영어 실력순?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입력 2015.08.14 10:08  수정 2015.08.15 10:52

늦은 도전에도 진종오-장미란 제치고 최종후보 낙점

영어 실력 압도적 평가..타 선수들 경험-소양 묻혀

유승민, IOC 선수위원은 영어 실력순?

체육계에서는 진종오나 장미란에 비해 IOC 선수위원에 뒤늦게 도전한 유승민(맨 왼쪽)이 최종 후보가 된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 연합뉴스

2004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유승민(33)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후보로 최종 선정됐다.

유승민은 13일 서울 올림픽회관 13층 회의실서 열린 대한체육회(KOC) IOC 선수위원 KOC 후보 추천 소위원회(위원장 문대성)에서 역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장미란(장미란재단 이사장)과 사격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진종오를 제치고 IOC 선수위원 후보로 최종 낙점됐다.

초등학교시절부터 '탁구 신동'으로 잘 알려진 유승민은 아테네올림픽에서 왕하오(중국)를 꺾고 남자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 단체전 동메달,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남자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대한체육회가 선정한 IOC 선수후보가 된 유승민은 다음달 15일까지 IOC에 등록해야 한다. 그러나 IOC에 등록한다고 해서 모두 선수위원에 출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IOC는 각 국가가 추천한 100여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전화 면접과 서류 심사를 거친 뒤 종목과 국가, 대륙별 안배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20여명의 IOC 선수위원 후보 명단을 작성한다. 유승민이 대한체육회의 추천을 받게 됐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도 많고 건너야 할 강이 많다는 얘기다.

체육계에서는 진종오나 장미란에 비해 IOC 선수위원에 뒤늦게 도전한 유승민이 최종 후보가 된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유력하게 거론됐던 후보가 진종오였고, 장미란 역시 장미란 재단 활동으로 스포츠 행정가로서 이미지를 탄탄하게 구축해 나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한다면 유승민의 IOC 선수위원 도전은 다소 갑작스럽게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선수 시절 업적을 비롯해 10개의 일반 평가 항목에서는 진종오가 모두 유승민에 앞서 1위에 올랐지만 배점이 가장 높은 영어 항목 하나에서만 유승민이 압도적인 우세로 뒤집기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종오의 영어 실력도 수준급이었지만 유승민은 진종오와 비교할 때 한 차원 높은 실력으로 외부에서 초청된 영어 전문 면접관으로부터 고득점을 이끌어냈다는 후문이다.

유승민이 이와 같은 빼어난 영어실력을 키울 수 있었던 데는 18살 때인 지난 2000년부터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크로아티아, 중국 등 5개국 리그에서 10년 동안 뛰며 익힌 영어 회화 능력이 큰 힘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결국 이번 IOC 선수위원 후보 선정은 영어 실력 순이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IOC 선수위원 활동에서 영어 실력이 그만큼 절대저긴 기준이 될 수 있을까.

우선 IOC가 보낸 공문을 보면 영어에 능통한 사람을 후보로 추천해야 한다는 자격 요건이 명시돼 있다. 이런 요건이 명시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국가별로 선정된 IOC 선수위원 후보는 IOC 관계자로부터 영화로 전화 인터뷰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전화 인터뷰인 만큼 ‘바디 랭귀지’가 통하지 않고, 내년 리우올림픽 이전에 열리는 토론회를 비롯해 각종 행사에 참석해 자기 의견을 영어로 적극적으로 발표해야 한다. 따라서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는 IOC의 1차 관문도 통과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냈던 비영어권 국가의 선수로서 빼어난 영어실력을 겸비한 유승민은 IOC 선수위원 도전 시기의 문제를 떠나 자격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역시 경험과 소양의 문제다.

특히 여성의 몸으로 장미란 재단의 이사장으로서 국내 비인기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지원이나 역도 선배로서 유망주 후배들에 대한 지원활동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장미란 이사장이 그 경험이나 소양을 온전히 평가 받지 못하고 최하위로 도전을 끝내게 된 것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벌써부터 준비기간도 짧고 인지도 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유승민이 IOC 선수위원 최종후보로 선정된 데 대해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어쨌든 이제 후보는 결정이 됐고, 유승민 후보는 앞으로 IOC의 여러 심사를 통과해 내년 리우 올림픽 기간 중 선발될 4명의 선수위원에 포함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대한체육회 역시 유승민 후보가 문대성 현 IOC 선수위원의 임기 만료와 함께 새로운 한국 출신의 IOC 선수위원으로 탄생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가뜩이나 한국의 스포츠 외교력이 국제무대에서 힘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IOC 선수위원 자리를 잃어버린다면 스포츠 국력이라는 차원에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따라서 국내 스포츠계는 반드시 내년 리우 올림픽 기간 중 유승민 후보의 당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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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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