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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주장→포줌마' 포웰, KCC 살림꾼 될까


입력 2015.08.18 10:31 수정 2015.08.18 10:3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우수 테크니션들로 라인업 채운 KCC에서의 역할 주목

최강전 첫 경기, 득점보다 수비에 더 신경

안양 KGC와의 ‘2015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골밑 슛을 시도하고 있는 포웰. ⓒ KBL

프로농구 전주 KCC는 올 시즌 이른바 ‘기술’ 농구를 추구하고 있다.

실제 KCC는 골밑을 탄탄하게 구축하는데 초점을 둔 대다수 팀들과 달리 활동량이 많고 센스가 좋은 테크니션들로 라인업을 채웠다.

기존의 김태술(31·180cm)에 친정으로 복귀한 전태풍(35·178cm)이 앞 선을 이끌며 외국인선수 조합 역시 안드레 에미트(33·191cm), 리카르도 포웰(32·196.2cm)이라는 전천후 스윙맨들로 구성을 맞췄다. 이들은 하나같이 득점 생산력과 패싱 센스를 갖춘 선수들이다. 여기에 부상으로 이탈 중인 김민구가 합류한다면 10개 구단 최고의 테크니션 팀으로 손색이 없다.

이같은 KCC의 선수구성에 대해 농구계 안팎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하나 같이 개인기를 통해 게임을 풀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골밑에서는 강점을 보이기가 힘든 유형이라 유일한 빅맨 하승진(30·221cm)에 대한 의존도가 앞으로 더욱 커지게 됐다.

그러나 하승진이 지치거나 부상 등으로 빠지기라도 한다면 포스트에서 큰 약점을 노출할 수 있다. 볼을 가지고 있을 때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술자들의 특성상 볼 소유 문제도 잘 풀어내야한다.

키 플레이어는 김태술이다. 국내에 많지 않은 정통파 포인트 가드인 그가 상황에 맞게 볼 배급을 잘해줘야 테크니션들의 중첩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행히 절치부심한 김태술은 부진했던 지난 시즌의 악몽을 털고 조금씩 팀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16일 잠실학생체육관서 있었던 ‘2015 프로-아마 최강전’ 안양 KGC 인삼공사전에서 는 원활한 패싱게임(10어시스트)을 선보이며 팀의 89-74 대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오롯이 김태술에게만 의지할 수는 없다.

KCC는 ‘1차 왕조’ 시절 이상민이라는 특급가드가 버티고 있었지만 추승균이 중간에서 ‘살림꾼’ 역할을 잘해주며 강팀의 초석을 다질 수 있었다. 빼어난 슈팅력에 포스트업까지 능했던 추승균이지만 그가 욕심을 버리고 팀플레이를 우선시했기에 이상민은 물론 슈터 조성원까지 환상 궁합이 가능했다. ‘2차 왕조’ 시절에는 전천후 블루워커 강병현이 공수 내외곽에서 가교역할을 잘해줬다.

과거 추승균, 강병현이 그랬듯이 현재 KCC에서도 그 같은 역할을 해줄 선수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포웰의 존재는 든든하기만 하다. 돌파는 물론 외곽슛에도 능한 포웰은 언뜻 보면 전형적인 공격형 포워드로 보기 십상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초창기의 그는 분명 득점머신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차츰 국내리그에 적응해가면서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실제 포웰은 이타적인 마인드를 바탕으로 득점을 적게 하더라도 팀이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 자신을 맞춰나갔다. 전자랜드 시절 유도훈 감독이 괜스레 그에게 주장직을 맡긴 것이 아니었다. 포웰은 충분히 자신을 절제하고 팀을 먼저 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기에 중책을 수행 할 수 있었다.

포웰은 올 시즌 KCC에서 잘 맞지 않는 옷을 입어야 한다. 추승균 감독은 장신센터를 뽑을 수 있는 찬스에서 포웰을 선택했다. 잔부상이 잦은 하승진 외에 골밑에서 버텨줄 선수가 전무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포웰은 싫든 좋든 포스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한다. 어찌 보면 자신의 플레이스타일까지 희생해야 되는 경우가 올 수도 있다.

포웰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지난 KGC전에서도 그는 득점보다는 수비에 더 많은 신경을 썼다. 새로이 국내무대에 입성한 에미트에게 주포자리를 양보하면서 자신은 전천후로 코트를 넓게 보고 플레이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에미트, 전태풍 등 동료들을 체크해주면서 끊임없이 소통했고 벤치에 있을 때는 응원단장 역할도 아끼지 않았다.

이래저래 바쁜 포웰이기에 당연히 말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팬들은 그에게 ‘포줌마’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있다. 이는 포웰의 이름에 아줌마라는 단어가 합쳐진 것으로 악착같이 내 식구를 챙기는 살림꾼 이미지에 딱 맞는 애칭이라는 평가다. ‘포줌마’로 새로 태어난 포웰이 KCC의 ‘쇼타임’ 농구를 전면에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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