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불륜? '애인있어요' 막장일까 아닐까
막장과 멜로 사이의 극전개
설득력 있는 캐릭터 '관건'
불륜 드라마는 곧 막장 드라마일까.
지금까지 어떤 드라마도 스스로 '막장'이라 얘기하진 않았다. 하지만 시청률 압박 속에 정신없이 달려가다 보면 걷잡을 수 없이 '막장'의 늪에 빠져들곤 한다.
특히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 대부분은 '막장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어느덧 시청자들 뇌리에 '불륜=막장'이라는 편견이 뿌리 깊게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다시 말하면 '불륜'을 소재로 한다는 것은 시작부터 '막장'이라는 편견을 깨야 하는 숙제를 안고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총 50부작 대장정을 시작하는 SBS 새 주말 드라마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연출 최문석)' 또한 마찬가지다.
'애인있어요'는 기억을 잃은 여자가 죽도록 증오했던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남편과 불륜한다'는 파격적인 설정 아래 도해강(김현주), 최진언(지진희), 강설리(박한별)의 치명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이 드라마를 위해 '발리에서 생긴 일' '온리유'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를 연출한 최문석 PD와 '해피투게더' '태양은 가득히' '로망스' '진짜 진짜 좋아해' '반짝반짝 빛나는' '스캔들' 등을 집필한 배유미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특히 절망의 끝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한 극과 극 쌍둥이 자매의 파란만장한 인생리셋 스토리를 그려낼 김현주의 1인 2역 연기 변신과 지진희 박한별 이규한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에 대한 관심은 다시 한 번 막장 드라마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집중됐다. 20일 SBS 목동 신사옥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홍성창 EP는 인사말부터 "혹자는 저희 드라마를 보고 불륜드라마라고 하는데 단언코 아니다"며 막장 논란에 선긋기에 바빴다.
홍성창 EP는 "애인은 한문으로 풀이하면 사랑하는 사람이다. '애인있어요'에서는 이러한 의미의 '애인'을 뜻한다"라며 "특히 김현주가 연기하는 쌍둥이(1인 2역)를 통해 인간의 본성이 성선설이냐, 성악설이냐를 반전 포인트로 봐도 좋을 것 같다"고 색다른 작품의 의도를 설파했다.
드라마의 큰 축은 김현주-지진희-박한별의 삼각 로맨스다. 최진언은 순수함을 잃어버린 아내 도해강에게 지쳐갈 무렵, 솔직하고 당당한 강설리와 사랑에 빠진다. 이후 도해강은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고 쌍둥이 동생 독고용기의 이름으로 살게 되고, 최진언은 강설희와 결혼해 새 가정을 꾸린다. 하지만 최진언은 순수함을 되찾은 독고용기와 다시 사랑에 빠진다. 부부에서 불륜으로, 이보다 더한 운명의 장난이 있을까.
시놉시스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불륜과 멜로를 적절하게 버무린다면 임팩트 있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길 요소가 충분해 보인다. 문제는 독창적인 캐릭터와 에피소드 간의 개연성이 있느냐에 따라 드라마에 대한 평가도 극과 극으로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미 촬영을 통해 작품의 진가를 확인해가고 있는 배우들의 표정엔 자신감이 넘쳤다.
지진희는 "막장과 멜로의 경계선은 정말 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경계선에서 심장이 움직이는 그런 느낌 받으실 것 같다. 소름이 돋는 그런 느낌을 받을 것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어떻게 보면 막장의 모습인 것도 다르게 표현하면 멜로일 수 있다. 그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막장 지적은) 우려했던 부분"이라는 김현주는 "(지진희 말처럼) 어떻게 그려지느냐가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배유미 작가와 최문석 감독의 팬인데, 두 분께서 작품을 절대로 그렇게 흐르지 않게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박한별의 한술 더 떴다. "흔히 막장 드라마들은 자극적인 재미를 위해 아무 이유 없는 악역이 배치돼 있다. 우리 드라마엔 이해받지 못할 캐릭터는 없다"고 강조한 박한별은 “만약 막장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 드라마를 제대로 본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막장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최근 SBS 드라마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새 주말 드라마 '애인있어요'가 반전의 서막이 되길 기대하는 눈치다. 과연 '불륜=막장'이라는 편견을 깨고 시청률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손에 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애인있어요'는 최근 종영한 '너를 사랑한 시간' 후속으로 오는 22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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