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어물쩍 태도에 김관진 "한달도 안된 일" 벌컥
북 "문제 풀기 위해 왔다. 우리가 만나 풀지 못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거듭 강조
북 도발로 준전시상태까지 치달았던 남북이 북의 요청으로 개최된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 우리측 대표단이 북한의 도발을 지적하는 도중 언성을 높이며 북한 측에 강력하게 항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히며 “합의과정서 고성이 일었던 것은 북이 ‘지뢰도발은 옛날일’이라 치부하자 우리 측이 언성을 높이며 따지고 든 것이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북이 (이번 도발 관련) “과거에 대해 다 들춰 잘잘못 따지는 것보다 앞으로 어떻게 잘할 것인가 얘기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논점을 피하자 우리 측 대표단이 언성을 높이며 한 달도 안 된 일이 어떻게 과거가 될 수 있냐며 북측에 행태를 비판했다.
당시 우리 측 대표단은 회담에서 (지뢰도발 관련) 지형 등 모든 자료를 북측에 보여주면서 ‘누군가 와서 묻을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명백히 밝혔다. 또한 우리 인원들이 심각한 부상을 당한 용납하기 어려운 사건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묻고 북의 조치를 확인해 정당히 대응하는 쪽으로 나가겠다고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는 게 통일부 당국자의 전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측에서는 이번 사태를 촉발한 목함지뢰에 대해 분명히 정리한 다음에 모든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입장으로 일관했다”며 특히 지뢰도발에 어물쩍 넘어가려는 북에 대해 “김 실장이 ‘나는 전군을 지휘했던 사람이다’고 단호히 언급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리를 박차고 나오던 관행과 달리 장시간 진지한 자세로 회담에 임한 북한의 달라진 협상태도에 대해 “북한이 문제 해결을 위해 나름대로의 의지를 갖고 왔다”고 해석했다.
그는 “회담 내내 북측도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사표현을 많이 했다”며 “북측에서 ‘문제를 풀기 위해 (판문점에) 왔다. 이렇게 고위급이 만나서 풀지 못하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황병서의 경우 (판문점) 평화의 집은 처음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우리 측 지역에 왔다는 것 자체가 남측이 잘 이해해 달라는 것”이라며 “오랜 시간 동안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확실히 풀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계속적으로 대화하고 의견을 나누며 이게 공동보도문이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통일부 당국자는 43시간 동안 협상이 이어질 동안 대표단은 단 한 숨도 자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