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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입김 부는 박영선, 손 맞잡은 안철수?


입력 2015.08.31 20:10 수정 2015.08.31 20:11        이슬기 기자

신당론 힘 빠지는데 "손학규 복귀해야", "내가 한마디 더 하면 큰일"

박영선 새정치연합 전 원내대표가 최근 '손학규 복귀론'에 힘을 싣는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와의 공동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한동안 잦아들었던 야권발 신당 바람에 다시 힘이 실렸다. 이번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박영선 전 원내대표다. 원외 구 민주계 및 호남을 중심으로 한 신당론과 ‘천정배 신당’이 인물난으로 벽에 부딪쳐 힘을 잃은 상황에서, ‘손학규 복귀론’을 전면에 내걸며 당내 불씨에 입김을 불어넣고 나섰다.

먼저 발을 뗀 건 박 전 원내대표. 그는 31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손학규 전 대표의 복귀에는 국민적 바람이 있다”며 “정치라는 것은 늘 국민의 몫이고 국민이 결정한다. 정계복귀는 손 전 대표의 개인적 결정이지만, 국민적 바람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어 “국민은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 국민이 바라는 무언가를 해결해줄 수 있는 야당 지도자를 찾고 있고 이러한 야당을 바라는 흐름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데, 그런 관점에서 손학규 대표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며 “그 분의 삶의 여정이나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를 봤을 때, 반드시 커다란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앞서 “국민을 잘 살게 하겠다는 마음이 간혹 곰팡이처럼 피어오를 때가 있다”던 손 전 대표의 발언을 두고 “곰팡이는 묻으면 아무리 빨아도 지워지지 않는 것처럼 사라져가는 곰팡이라고 해석하기보다는, 지워지지 않는 곰팡이론이라고 본다”며 “정계 복귀 여부를 50 대 50이라고 보고 있지만, 나는 복귀론 쪽에 무게를 두고 싶다”고 복귀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최근 새정치연합 내부는 안보정국과 주승용 최고위원의 복귀 등으로 문재인 대표에게 다시 힘이 실리면서 내부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되는 모양새였다. 앞서 남북 군사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른 직후 복귀한 주 최고위원은 “그동안 당이 어려웠던 것을 만회하는 입장에서 총대선 승리를 위해 제 역할을 다 하겠다”며 목소리에 힘을 뺐다. 특히 당 일각에서는 계파를 통틀어 “신당 바람이 계속되면 총선에서 필패한다”는 우려가 터져나왔다.

비노계로 분류되는 수도권 한 3선 의원은 “친노 비노를 떠나서 지도부가 저런 꼴인데 총선을 어떻게 이기겠나. 지역에서 주민들이 ‘당이 왜 그 모양이냐’고 한마디씩 혼을 내신다”며 “신당이고 계파고 떠나서 지도부가 좀 제대로 굴러가는 모습을 보여야지, 이대로 가면 20석 무너지는 건 일도 아니다. 다들 그런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의 이번 발언에 대해 “작심 발언 아니냐”라는 평이 나오는 것 역시 시기상의 이유다.

또 지난 29일에는 대전에서 자신의 저서 ‘누가 지도자인가’ 북 콘서트를 열고 “손학규 전 대표가 정계에 복귀해 (야권이) 다시 뭉쳐야 한다”며 손 전 대표의 역할론을 적극 제기했다.

주목할 것은 안 전 대표의 움직임이다. 박 전 원내대표가 ‘손학규 역할론’으로 신당론에 힘을 실을 때마다 안 전 대표가 동석하면서 당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실제 안 전 대표는 북 콘서트 당시 초대손님으로 참석, 2012년 대선을 언급하며 "당시 민주통합당에 입당 의사를 전달했었다. 제가 한마디만 더 하면 큰일 난다"며 ‘폭로성’ 발언도 선보였다.

2012년 대선 당시 안 전 대표가 민주통합당에 입당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안 의원은 입당하지 않은 채 문재인 당시 후보와 단일화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안 전 대표가 당시 문 후보 측에 입당 의사를 전했으나 거절당했고, 그 외에도 더 ‘큰’ 일이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한 발언이다.

아울러 두 사람은 내달 1일에도 좌담회에서 발을 맞출 예정이다. 안 전 대표가 자신의 성장담론인 ‘공정성장론’을 중간 점검하는 자리에 박 전 원내대표를 초청, 박원순 시장 및 장하성 교수 등과 좌담 형식으로 토론을 벌인다. 앞서 박 전 원내대표는 지난 2월 안 전 대표와 ‘공정경쟁’ 관련 토론회에서도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한편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와 손을 잡고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 “그렇게 확대해서 해석하는 것은 조금 그렇다”고 선을 그은 뒤 “야권에 굉장히 훌륭한 지도자들이 많은데, 이들 중 한 번 국민적으로 관심을 모았다가 또 갑자기 사라져간 지도자들이 많이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이런 분들과 어떻게 함께 갈 것인가라는 생각 때문에 책을 쓴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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