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여문 이승우, 아직은 믿고 기다려야할 때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9.03 09:38  수정 2015.09.03 09:40

최진철호, 나이지리아와의 1차전서 1-1 무승부

공격포인트 의식한 이승우, 후반에는 체력저하

아직은 조금 더 이승우를 기다려줘야할 때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확실히 재능은 빛났다. 하지만 그 재능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깨우치는 데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한국축구의 미래' 이승우가 소속된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이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수원 컨티넨탈컵 U-17 국제청소년축구대회' 나이지리아와 1차전을 치렀다. 한국은 전반 2분 만에 이상헌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26분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아쉽게 비겼다.

이승우는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하여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바르셀로나 듀오로 불리는 장결희와 콤비플레이를 펼치며 전방에서 몇 차례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중앙과 측면을 폭넓게 넘나들다가 찬스가 오면 폭발적인 드리블과 스피드로 문전까지 파고드는 동작이 굉장히 예리했다. 기대한 대로 이승우가 그 나이 대에서 최고수준의 기술력과 센스를 겸비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승우의 활약상은 주로 전반에 몰려있었다. 초반에 공격과 수비를 넘나들며 의욕적인 움직임을 가져갔던 이승우는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듯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의식적으로 뭔가 보여주려는 듯한 플레이가 많았던 것도 아쉬웠다. 최전방에서 개인능력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보였고, 이로 인해 약속된 전술적 움직임을 가져가지 못하자 팀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느낌도 있었다. 90분 풀타임을 뛴 지 오래된 데다 지나치게 골을 의식하여 다소 조급하게 플레이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공격패턴이 어느 정도 읽힌 후반에는 전방에서 고립되는 모습이 잦아졌다. 일단 공을 잡았을 때는 간간이 위협적인 드리블과 침투패스로 상대를 긴장시켰지만 정작 결정적인 득점찬스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거의 없었다. 이승우 본인도 득점 포인트를 실패한 것보다 내용 면에서 먼저 돌아봐야할 장면이다.

동료선수들 역시 이승우를 활용하는데 미숙했다. 팀 동료인 장결희를 제외하면 거의 1년 만에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다보니 서로의 손발이 잘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최진철 감독도 이승우가 아직 전체적인 팀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한데 아쉬움을 내비쳤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이승우가 주목받는 유망주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완벽하지 못한 어린 선수이고, 이는 동료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승우가 앞으로 훈련을 통하여 동료들과 꾸준히 발을 맞춰가고 경기감각이 올라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그때까지 지나친 기대감에 일비일희하지 말고 인내심 있게 지켜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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