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정규리그 대장정 돌입…팬심은 돌아올까
12일부터 5개월간의 정규리그 대장정
오리온스·동부 강력한 우승후보 급부상
불법도박 파문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2015-2016 시즌 프로농구가 오는 12일부터 5개월간의 정규리그 대장정에 돌입한다.
현재 농구계는 새로운 시즌의 개막을 앞두고 현역 감독의 승부조작 의혹을 비롯해 전-현직 프로농구 선수들이 대거 불법 스포츠도박에 연루돼 구설수에 오르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도 어느 때보다 싸늘하다.
KBL은 지난 10일 10개 구단 선수와 코칭스태프 등 프로농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승부조작과 불법도박 재발 방지를 위한 자정 결의 대회를 가졌지만 이미 등 돌린 팬심을 다시 돌아서게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시즌 프로농구 판도 역시 오리무중이다. 보통 이맘때면 10개 구단의 전력 분석과 시즌 판도를 예상하는 프리뷰가 나오기 마련이지만 올시즌은 예측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이는 올해부터 큰 폭으로 바뀐 외국인 선수제도와 각 팀의 전력 변화가 어느 때보다 컸다는 것에 기인한다.
여기에 올시즌 개막이 9월로 앞당겨지며 같은 기간 열리는 FIBA 아시아선수권 대회와 초반 일정이 겹침에 따라 몇몇 팀들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차출로 인한 전력 공백을 감수해야한다.
특히 불법도박 사건이라는 희대의 악재까지 겹치며 혐의에 연루된 프로농구 현역 선수 11명이 KBL로부터 경기 출전 보류 처분을 받았다. 여기에는 김선형(서울 SK), 오세근(KGC 인삼공사) 등 각 팀의 핵심 전력이자 프로농구 간판급 스타들도 포함돼있다. 소속팀들의 전력 손실로 손실이지만 스타급 플레이어들의 부재는 올시즌 프로농구의 흥행과 이미지에도 큰 손상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새로운 시즌 우승후보로 거론될만한 팀은 일단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가 첫 손에 꼽힌다. 오리온스는 최근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에서도 우승하며 탄탄한 전력을 뽐낸바 있다.
불법도박 혐의로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장재석과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이승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두터운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7일 열린 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서도 오리온스를 제외한 9개 팀의 감독들이 만장일치로 오리온스를 우승후보로 거론했다.
오리온스의 대항마가 될 팀으로는 동부가 첫 손에 꼽힌다. 지난 시즌 준우승 팀 동부는 김주성-윤호영에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이 복귀하며 2011-12시즌 당시 정규리그 우승멤버들이 재결합한 ‘신 동부 산성’을 구축했다.
다크호스로 평가받는 팀은 삼성과 KCC다. 지난 시즌 나란히 9-10위를 양분했던 두 팀은 대대적인 전력보강을 바탕으로 이변을 꿈꾸고 있다.
삼성은 문태영과 리카르도 라틀리프 등 모비스 3연패의 주역이던 원투펀치를 그대로 이식했고, 노장 주희정을 영입하며 가드진도 보강했다. KCC는 단신과 장신을 통틀어 올해 외국인 선수중 최고로 평가받는 안드레 에밋과 KBL 무대에서 득점력을 인정받은 리카르도 포웰이 가세했다.
반면 KGC 인삼공사와 서울 SK 등은 위기를 맞이했다. 지난달 승부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은 전창진 전 감독이 자진 사퇴하며 크게 홍역을 앓았던 이정현과 박찬희가 국가대표 차출로 초반 팀을 비우고, 오세근까지 불법도박 연루 혐의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게 되며 전력이 치명타를 입게 됐다.
서울 SK 역시 이미 선수층이 큰 폭으로 바뀐 상황에서 주전 포인트가드 김선형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또한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된 외국인 장단신 제도가 첫 선을 보이는 만큼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은 시즌 판도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시즌 초반 각 팀들의 토종 주전 공백이 큰 만큼, 빈 자리를 메워줘야 할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에 따라 각 팀의 경쟁력도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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