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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로저스 묘한 오버랩 '한화 슬픈 자화상'


입력 2015.09.15 09:02 수정 2015.09.15 14:56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한화 선발 마운드에서 사실상 홀로 고군분투

한주 2경기 등판해 각각 128구와 129구 투구

한화의 슬픈 자화상, 2015년에는 로저스 ‘달랑 하나’

사실상 한화 선발진을 홀로 이끌고 있는 에스밀 로저스(사진 오른쪽)와 과거 한화의 에이스 류현진. ⓒ 연합뉴스

부진에 빠져 있는 팀을 홀로 이끌고 가야하는 고독한 에이스의 숙명이 과거 한화 에이스 류현진과 묘하게 닮아있다.

시즌이 한참 지난 뒤 합류해 한화의 선발 마운드에서 사실상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에스밀 로저스의 투혼이 눈물겹다.

로저스는 지난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8.1이닝 동안 혼신의 129구를 던지며 10안타 3볼넷 5탈삼진 4실점으로 막고 팀에 7-4 승리를 선사했다. 지난주 두 번의 등판에서 128구와 129구를 차례로 던지며 한화의 승리를 위해 그야말로 팔이 빠질 정도로 던지고 있다.

로저스는 15일 현재까지 7경기에 나와 4승 1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56.2이닝을 소화하며 경기당 8이닝 이상을 던지는 괴물급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로저스의 혼신의 투구에도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아직까지 희박하다. 지난 롯데전 승리로 5연패 사슬을 끊어낸 한화는 승차를 다시 1.5게임으로 좁혔지만 선발진이 붕괴된 상태에서 로저스만으로 5강 경쟁을 펼치기에는 다소 힘이 부치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한화 선발진에는 로저스를 받쳐줄 선발 투수가 전무하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탈보트는 지난 7월 2일 KIA전 승리 이후 11경기째 승리가 없고, 지난 10일 허리 통증으로 경기 도중 교체된 이후 예정된 15일 등판도 건너뛰었다.

당초 팀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를 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배영수는 4승 9패에 평균자책점 6.87, 송은범은 2승 9패에 평균자책점 7.76을 기록하는 등 처참한 수준이다

고졸 신인 김민우와 부상 경력이 있는 송창식이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로테이션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상황에서 실력 발휘가 제대로 될 리 없다. 그야말로 한화 선발진 가운데 믿을만한 투수는 로저스 달랑 하나다.

로저스의 맹활약은 과거 한화에서 7년간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류현진과 오버랩된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전 KBO리그에서 통산 7시즌 동안 190경기에 등판해 1269이닝을 던지며 98승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류현진이 한화에서 활약하던 시절에는 믿을만한 투수가 하나 밖에 없다고 해서 팬들로부터 ‘류현진 달랑 하나’라는 신조어를 낳기도 했다.

로저스의 투혼이 눈물겨운 것은 과거 류현진이 홀로 마운드를 이끌다시피 했던 시즌 모두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2006년과 2007년에는 송진우, 정민철, 문동환 등이 류현진과 함께 한화 선발진을 지탱했다.

그러나 안영명이 11승을 달성한 2009년을 제외하고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두 자리 승수를 달성한 선수는 류현진이 유일했고, 이 기간 한화는 포스트시즌은커녕 최하위권을 전전했다.

사실상 선발진에서 홀로 제 구실을 하고 있는 로저스가 8년 만에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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