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의 몸값을 자랑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레알 마드리드)도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이적료 누적 순위다.
선수들의 이적료는 태동 초기였던 1800년대 후반부터 축구 발전과 궤를 함께 했다. 1893년 아스톤 빌라로 이적한 윌리 그로브스가 100파운드(18만 2000원)의 이적료를 기록했고, 이후 선수 몸값은 천정부지 치솟기 시작한다.
세계 축구를 변화시킨 50인 중 하나인 쥐세페 사볼디는 1975년 나폴리 유니폼을 입으며 처음으로 100만 파운드(이적료 120만 파운드)를 돌파했고, 프랑스 축구 전설 장 피에르 파핀이 1992년 최초의 1000만 파운드 몸값을 자랑했다.
또한 지네딘 지단은 무려 8년이나 이적료 최고액 기록 보유자였다. 프랑스 대표팀에서 아트 사커의 진수를 선보였던 지단은 2001년 유벤투스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둥지를 틀며 7500만 유로의 이적료를 이끌어냈고, 2009년 호날두에 의해 경신될 때까지 최고액 순위 상단을 차지했다.
현재 이적료 최고액은 2013년 9월 레알 마드리드에 입성한 가레스 베일이 보유하고 있다. 당초 많은 언론들은 베일의 이적료가 4년 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같은 9400만 유로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추후 공개된 바에 의하면, 베일의 이적료는 호날두보다 높은 1억 유로였다.
반면, 누적 이적료로 초점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베일과 호날두 다섯 손가락 안에 들지 못하는데 이는 그들의 이적 발생 건수가 두 차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누적 이적료 역대 10위는 호날두로 1억 1150만 유로를 기록 중이다. 호날두는 포르투갈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입단할 당시 1750만 유로의 이적료가 발생됐다. 당시만 해도 ‘오버 페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안목은 정확했다.
9위는 ‘인간계 최강 공격수’로 평가 받았던 라다멜 팔카오. 리버 플라테에서 FC 포르투 이적 당시 그의 몸값은 543만 유로에 불과했지만 불과 2년 뒤 8배로 뛰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그리고 다시 2년 후에는 6000만 유로로 상향 조정돼 AS 모나코로 떠났다.
8위는 세계 최고 몸값 가레스 베일이다. 사우스햄튼 유스 출신의 베일 역시 호날두와 마찬가지로 토트넘 이적 당시 1470만 유로의 몸값이 거품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그러나 토트넘은 6년간 베일을 잘 활용한 뒤 8530만 유로라는 엄청난 이익을 얻었다. 한화로 약 1130억원에 달하는 돈이었다.
호날두와 베일은 단 두 차례 이적만으로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 게티이미지
7위는 역대 최다 이적료 3위에 올라있는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다. 우루과이 출신의 수아레스가 네덜란드 무대에 첫 입성했을 당시 이적료는 고작 80만 유로. 이후 아약스와 리버풀 바르셀로나를 거치며 수아레스의 이적료는 각각 750만 유로, 2650만 유로, 그리고 8100만 유로로 불어났다.
5~6위는 90년대말 아르헨티나 축구를 이끌었던 듀오 에르난 크레스포와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이다.
세리에A 파르마 소속이던 크레스포는 2000년 7월, 당시 역대 최고액인 5500만 유로의 몸값으로 라치오 이적이 성사됐다. 이후 인터밀란, 첼시로 각각 둥지를 새로 틀었지만 급격한 기량 하락으로 임대와 방출 신세를 면치 못했고, 2012년 인도 프로리그 바라사트를 끝으로 커리어를 마감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크레스포가 바라사트 입단 당시 외국인 선수 경매에 붙여졌는데 84만 달러에 낙찰, 함께 경매에 오른 파비오 칸나바로를 1만 달러 차이로 누르고 가장 비싼 몸값의 선수가 됐다는 점이다.
6위인 베론은 선수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대로 드러난 예라 할 수 있다. 베론 역시 크레스포와 마찬가지로 파르마와 라치오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2001년 맨유 이적을 결심했다. 4260만 유로에 달하는 거액이었지만 베론은 철저한 실패작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를 첼시는 2003년 2150만 유로를 주고 다시 덥석 물었다.
4위는 ‘저니맨의 교과서’ 니콜라스 아넬카다. 영입 당시 큰 기대감을 품게 하는 아넬카가 거쳐 간 클럽만 무려 8개. 그러면서 1억 2736만 유로라는 엄청난 이적료가 쌓였다. 아넬카가 수집한 유니폼만 해도 쟁쟁한 클럽들이다. PSG를 시작으로 아스날, 레알 마드리드, 리버풀, 맨시티, 페네르바흐체, 볼턴, 첼시, 상하이 선화, 유벤투스, 그리고 웨스트 브롬위치가 그의 소속팀이었다.
3위는 지난해 월드컵을 통해 ‘핫 아이콘’으로 떠오른 하메스 로드리게스(레알 마드리드)다. 이적시장의 거상 FC 포르투는 남다른 혜안으로 로드리게스의 가치를 엿봤고, 곧바로 우루과이 반필드에 735만 유로를 안겼다. 그로부터 3년 뒤, 포르투는 로드리게스의 몸값을 6배로 불린 뒤 AS 모나코에 팔았다. 하지만 진정한 승자는 모나코였다. 4500만 유로를 지불했던 모나코는 고작 1년 만에 레알 마드리드로 보냈고, 이적료는 8000만 유로에 달했다.
2위는 아넬카 못지않게 여러 팀을 전전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다. 바르셀로나는 2009년 사무엘 에투까지 얹어주며 이브라히모비치를 이적료 6950만 유로에 데려왔다. 희비는 엇갈렸다. 에투가 맹활약한 인터밀란은 그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4강서 덜미를 잡힌 바르셀로나는 시즌이 끝나자마자 이브라히모비치를 AC 밀란에 임대이적 시켜버렸다. 그의 누적 이적료는 1억 6910만 유로다.
역대 1위는 맨유 팬들의 공적인 앙헬 디 마리아. 4개팀 유니폼을 입은 그는 이브라히모비치보다 1000만 유로 많은 1억 7900만 유로의 누적 이적료를 기록했다. 벤피카에서 가능성을 보인 그는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끝나자마자 3300만 유로의 이적료로 레알 마드리드에 입성했고, 4년 뒤 전력 보강이 시급한 맨유가 패닉 바이(충동구매)를 저지르며 EPL 역대 이적료 최고액인 7500만 유로를 써냈다. 그리고 디 마리아는 1년 뒤 숨바꼭질 끝에 PSG로 떠났다.
역대 누적 이적료 TOP 20. ⓒ 데일리안 스포츠
하지만 ‘축구 황제’ 리오넬 메시가 출동한다면 어떨까. 트랜스퍼마켓이 추산한 메시의 시장 평가액은 1억 2000만 유로. 단 한 번의 이적으로 통산 누적 순위 5위권에 진입할 수 있는 액수다. 물론 바르셀로나가 매긴 그의 바이아웃 액수(2억 5000만 유로, 약 3236억 원)를 지불하는 팀이 나온다면 단숨에 역대 1위에 랭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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