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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숭숭한 새누리당 ‘TK 목장의 피바람’ 서막?


입력 2015.09.24 11:09 수정 2015.09.24 11:11        전형민 기자

전광삼 춘추관장 총선 출마 사표 '첫 조짐'

현역 의원들 "물갈이라니..." 언급 회피

제20대 총선이 불과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누리당 내부에서 ‘출마만하면 당선’이라는 TK(대구·경북) 지역에 대한 대규모 물갈이론이 대두돼 관련 당 분위기가 벌집을 쑤신 듯 뒤숭숭하다. 사진은 지난 2014년 5월 24일 오전 대구시 동구 동대구역 인근 거리에 붙은 대구 지역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선거벽보.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제20대 총선이 불과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누리당 내부에서 ‘출마만하면 당선’이라는 TK(대구·경북) 지역에 대한 대규모 물갈이론이 대두돼 관련 당 분위기가 벌집을 쑤신 듯 뒤숭숭하다.

TK 물갈이론의 신호탄은 22일 전광삼 청와대 춘추관장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춘추관장 직을 사직한 것이다. 청와대에 입각해있는 비서관급 이상 가운데 총선 준비를 위해 사직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추석 연휴가 지나면 총선을 바라본 청와대 참모진의 출마 러시가 줄을 이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실 TK 물갈이론은 이번 달초부터 있어왔다. ‘물갈이론’ 불씨의 시발(始發)은 지난 7일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방문이다. 하지만 이날 박 대통령의 주위에는 으레 지방 행사 때 보이던 지역 국회의원들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당시 새누리당 현역 의원들에게 사실상 불참령을 내렸고 최측근이자 TK 출신인 안종범 경제수석, 신동철 정무비서관, 천영식 홍보기획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을 대동했다. 이들은 전부 20대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인물들로 안 수석은 대구 동구을(유승민), 신 비서관은 대구 중·남구(김희국) 등 TK 지역 출마가 유력한 인사들이다.

박 대통령의 현역 의원 불참령은 그 전은 물론이고 이틀 뒤 인천에서 열린 행사에도 박 대통령이 인천지역 의원들을 전부 대동한 것을 볼 때 매우 특별한 일이다. 이를 두고 정가에서는 지난 6월 유승민 전 원내대표 파동 때 박 대통령의 역성을 들어준 충청권 의원들에 비해 얌전히 분위기만 살폈던 TK 의원들에 대한 ‘배신의 정치 숙청 시즌2’가 시작됐다는 소리도 나왔다.

‘TK 물갈이론’에 기름을 끼얹은 것은 최근 논란이 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위의 마약사건이다. 이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가 경북 영주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최교일 변호사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총선을 앞두고 김 대표를 배제를 위한 힘 빼기, 사전 작업으로 친박계가 기획한 것이라는 설이 돌았다. 이를 두고 본격적으로 TK 물갈이가 시작됐다는 소리가 당 안팎에서 터져 나왔다.

사실 대구·경북 지역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물갈이론’이 아니어도 이미 지역 자체가 벌집을 들쑤셔놓은 분위기다. 이는 지난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발표한 선거구획정안 때문인데 발표된 안에 따르면 경북 지역은 영천(정희수)과 상주(김종태), 문경·예천(이한성), 군위·의성·청송(김재원), 영주(장윤석) 지역이 인구수가 미달돼 통·폐합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해당 의원들 간의 신경전이 이미 발생하고 있다.

새누리당 경북도당의 위원장으로 있는 이한성 의원이 지난 18일 지역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영주시와 문경·예천 선거구의 통합을 도당 차원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1일 이에 격분한 영주시 당원협의회 당직자 등 100여명은 이 위원장의 사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규탄했다. 뿐만 아니라 이 위원장에 대해 영주를 지역구로 둔 장윤석 의원은 “도당위원장이라는 사람이 의석 감소를 당연시하면서 지역구 통합을 운운한 것이 대단히 한심하고 부적절한 행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의 몇몇 의원들은 최근 지역구 행사에 밤낮없이 참석하고 건강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음주를 하는 등 지역 의원들은 불안감과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 지역의 한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치판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니까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서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대구·경북 지역의 의원들 역시 ‘TK 물갈이설’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 자체를 꺼려하며 극도로 부담스러워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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