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롯데의 지휘봉을 잡았던 이종운 감독은 결국 한 시즌 만에 물러나게 됐고, 국내 복귀설이 무성하던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은 헛물만 켰다.
롯데는 올 시즌 8위라는 부진한 성적에 그쳤다. 이에 따라 이미 시즌 후반기부터 이종운 감독의 교체설이 무성하게 거론됐다. 프로 1군 감독으로 첫 데뷔무대를 치른 '초보' 이종운 감독은 나름 고군분투했으나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과 선수단 운영 방식 등을 놓고 시즌 내내 여러 잡음을 남기며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최근에는 롯데의 차기 사령탑으로 로이스터 감독의 복귀가 거론되기도 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과거 암흑기를 전전하던 롯데를 3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중흥기를 이끌었던 감독이다. 화끈한 공격야구와 쇼맨십을 바탕으로 로이스터 감독에 대해 여전히 좋은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던 롯데 팬들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당연지사였다.
여기에 8년전 로이스터 감독의 영입을 주도했었던 신동빈 롯데 회장이 최근 야구단에 적극적인 투자의지를 보인 것과 맞물려 로이스터 감독의 복귀설에 힘이 실렸다. 로이스터 감독 역시 미국 현지에서 국내 일부 구단들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다고 인터뷰에서 고백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롯데는 또 한 번의 파격 카드를 꺼내들었다. 롯데 구단은 로이스터 감독이 처음부터 후보 대상에도 없었다고 영입설은 낭설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스터 감독이 영입 제의를 받았다고 주장한 한국 구단이 어디인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설사 후보군에 있었다고 해도 롯데가 로이스터 감독을 재선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는 평가다.
롯데의 새로운 수장 조원우 감독은 현역 시절 쌍방울과 한화 등에서 15년간 활약했지만 롯데와는 은퇴 후 2011~2012년 코치로서 2년간 지도한 것을 빼면 큰 인연이 없다. 코치로서의 능력과 인품은 인정받았지만 1군 감독 경험은 전무하다.
지난 시즌 이종운 감독의 시행착오를 통해 초보 사령탑의 한계를 절감했던 롯데가 또다시 초보 사령탑을 영입한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롯데 구단 측은 “조원우 신임감독은 다양한 코치경험을 통해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선수단과의 소통 능력도 뛰어나다”며 “현재 일체감이 부족한 현재 팀 분위기를 변화시키고 확고한 목표의식을 통하여 리더십을 발휘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명분을 밝혔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이종운 감독을 선임했을 당시와 크게 차이가 없는 설명이다.
롯데는 올해까지 23년 연속 무관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이어갔다. 역대 프로야구 사상 최장기간 동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팀으로 남았다. 또한 포스트시즌에는 최근 3년 연속 탈락했다. 매년 끊이지 않는 잡음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가 조원우 신임감독 체제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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