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생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한 말이...
북한민주화포럼 '황장엽 5주기 추모 학술세미나'서 공개
"외화까지 주면서 북에 정체성 팔아 을사오적에 비견돼"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사망 5주기를 맞이해 황 전 비서를 추모하는 학술회의가 12일 개최됐다.
이날 북한민주화포럼과 자유민주연구원이 주최한 ‘황장엽 선생 5주기 추모 학술세미나·황장엽의 북한 민주화전략’에 참석한 원로들은 황 전 비서가 생전에 했던 발언들을 곱씹으며 그를 추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발제자로 참석한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황장엽 전 비서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을사오적’에 비유하며 신랄하게 비판했던 발언을 소개했다.
조 대표는 “황 선생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경제적 면에서 한국이 압도적으로 우세하고 군사적인 면에서 미국과 동맹, 비할 바 없이 강하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막대한 외화까지 가져다 주면서 북한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적 정체성을 팔아 넘겨주려고 하는지, 이 죄가 을사5적보다 가볍다고 할 수 있겠나’라고 가차 없이 비판한 바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황 선생은 북한식 사회주의를 봉건적 반동세력으로 규정하고 북한정권을 민족반역 세력으로 보는 관계 속에서 인권문제를 무기화해 평화적 경쟁 지속을 꾀했다”면서 “북한정권을 남북의 한민족 속에서 고립시킴으로써 평화적으로 무너뜨리는 전략을 권고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동맹의 강화를 촉구하고 중국과 친북세력의 연대를 경계했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조 대표는 황 전 비서가 김일성 주석을 ‘속물’로 표현했던 발언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조 대표는 “황 선생은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 김일성에 대해 ‘속물이었다. 스탈린과 마오쩌둥은 악당이었지만 영웅적 풍모가 있었다’면서 ‘김일성이 위민해야 한다고 연설하는데 이를 듣고 있던 김정일이 내 귀에다가 인민에게는 무섭게 대해야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대표는 한국 학계에서 황 전 비서의 학술적 업적을 평가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고인은 13년 동안 대한민국에 머무는 동안 도합 17권의 저술을 남겼다. 또한 생전에 학습반을 꾸려서 원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인간중심 철학’을 강의하고 또 토론했다”면서 “황장엽 강의의 개근생이었던 강태욱 씨가 수강한 내용을 책으로 간행했지만 대한민국 철학계가 고인 필생의 연구성과에 대해 진지하게 학문적인 평가를 한 흔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한민국 철학계에서 황장엽이 개발해 놓은 ‘인간중심 철학’을 학문적인 시각에서 진지하게 평가하는 작업을 벌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연구 작업을 위한 재정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이 추모 세미나를 통해 재정적 뒷박침을 마련하는 길이 마련되고 이를 통해 ‘인간중심 철학’이 학문적으로 재조명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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