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넥센, 씁쓸한 목동에서의 마지막 추억
7점 앞서다 경기 종반 뒤집혀 9-11 패..준플레이오프서 탈락
홈 팬들의 항의 시위부터 유력한 박병호 고별전까지 망쳐
넥센은 다사다난했던 목동구장과 작별하는 날 웃지 못했다.
14일 목동구장서 열린 두산과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9-11로 역전패하며 가을 축제를 마쳤다.
7점차가 뒤집혔다. 지난 2001년 한국시리즈 삼성-두산전의 6점차를 넘어선 KBO리그 포스트시즌 최다점수차 역전패다.
넥센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나쁠 수 없을 만큼, 목동과 최악의 이별 추억을 남기게 됐다. 3차전에서 앤디 밴 헤켄의 호투에 힘입어 2연패 뒤 첫 승을 거둔 넥센은 이날도 타선 폭발로 9-2까지 앞섰지만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두산의 추격을 허용했다.
9회에는 무려 6실점하며 무너졌다. ‘설마 이 점수차가 뒤집히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하며 경기를 지켜보던 넥센 팬들은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믿을 수 없는 참사가 벌어진 후 한동안 ‘멘붕’에 빠지기도 했다.
경기 시작 전 분위기부터 좋지 않았다. 팀이 정규시즌 막판 4위까지 추락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밀려난데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는 3경기 내내 홈경기 매진에 실패하며 관중 동원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팬 차별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던 넥센 구단은 홈페이지에 여러 차례 사과문을 올렸지만 결과적으로 그나마 충성도 높은 팬층마저 분열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한 시즌 최고의 축제가 되어야할 가을야구에서 홈경기를 찾아온 팬들이 마지막 경기까지 구단에 릴레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넥센의 홈인 목동구장에 오히려 원정팀인 두산 팬들의 규모와 목소리가 더 큰 웃지 못 할 상황이 연출하기도 했다. 넥센 선수들은 이래저래 기운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이날 경기는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높은 박병호의 고별전이 됐다. 준플레이오프 들어 집중견제에 다소 부진하던 박병호는 4차전에서 모처럼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자기 몫을 다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박병호가 LG의 만년 유망주에 머물다가 넥센 이적 이후 4년 연속 리그 홈런-타점왕을 싹쓸이하며 최고의 거포로 성장한데는 목동구장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넥센 유니폼을 입고서는 이제 마지막이 될 목동에서의 추억은 깊은 회한만 남긴 채 끝나게 됐다.
넥센의 2015시즌은 이렇게 아쉬움으로 끝났다. 넥센은 이 경기를 끝으로 목동시대를 접 내년 시즌부터는 한국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으로 홈구장을 옮긴다. 목동에서 이루지 못한 KBO의 정복의 꿈은 새로운 홈구장에서의 역사를 기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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