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우주의 꿈' 박근혜 "태극기 꽂겠다"
50년 간격으로 부녀 대통령이 방문한 NASA 같은 점 다른 점
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센터에 방문하면서 선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우주의 꿈'이 회자되고 있다. 50년 전 박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 첫 번째로 미국 우주센터를 방문했다.
1965년 5월 1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은 존슨 미 대통령의 초정을 받아 미국을 방문하면서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 위치한 나사의 케네디 우주센터를 돌아봤다.
박 전 대통령은 케이프·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어릴 적 동요 속에서 꿈꾸어 보던 달과 별나라가, 지금 이 자리에 서고 보니, 마치 우주인이라도 되어 무척 가깝게 올라간 것 같은 느낌"이라며 우주에 대한 설렘을 전했다.
이어 "오늘 날 우리들은 우주경쟁이라는 말을 자주 듣고 있으며, 사실 여러분들은 '모스크바'와 분초를 다퉈 대결하고 있다"며 "로켓의 힘을 폭력에 연장시키며 정치, 심리, 군사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세계를 정복하고자 하는 불장난을 하는 어리석은 자들이 공산주의자들"이라며 경계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가난했지만 동서냉전이 미국과 소련간 우주경쟁으로 격화,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에 불 붙던 '유인 달 착륙 경쟁'에서 결코 뒤쳐질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그로부터 50여년이 지난 2015년 10월 박근혜 대통령도 선친의 뒤를 따라 미국 메릴랜드 주에 있는 우주비행센터를 찾아 '한미 양국의 우주협력과 한미동맹의 새로운 지평(New Frontier) 추진'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은 우주개발의 역사는 짧지만 2013년 나로호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11번째 스페이스클럽 가입국이 됐다"며 "달 탐사에 대한 한·미 간 협력이 확대되고 우주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이 확대돼 우주자원도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선친이 '불장난하는 공산주의자'들을 경계하며 우주 개발의 꿈을 키워나갔다면 박 대통령은 '한미동맹'과 '유인 달 착륙'으로 꿈의 몸집을 키운 것이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우주 관련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공약에 "2020년까지 달에 태극기를 꽂겠다"고 밝혔고 지난달 8일에는 2016년 예산안에 2018년까지 달 탐사 위성을 달 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한 예산 100억원을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나사가 추진하고 있는 화성탐사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위성로봇 시연을 지켜봤다. 이밖에도 한-미 우주협력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자들로부터 달 탐사, 우주통신, 위성개발 등 협력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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