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서 있을 자격없다" 황교안 "들어가겠다" 맞불
<대정부질문>'자위대 입국 허용 발언' 두고 팽팽히 맞서
4일차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황교안 국무총리의 '자위대 입국 허용' 발언을 두고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황 총리 간의 설전이 펼쳐졌다.
16일 국회에서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첫 질의자로 나선 우 의원은 황 총리를 상대로 "'어떤 경우에도 자위대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말하라"고 압박했다.
그러자 황 총리는 "우리의 동의나 요청이 없으면 일본 자위대는…"이라고 답변했고, 그 순간 우 의원은 말을 끊고 "어떤 경우에도 들어올 수 없다고 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럼에도 황 총리는 "우리의 동의나 요청이 없으면…"이라고 말해 분위기는 굳어졌다. 이후 우 의원이 "'어떤 경우에도 자위대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없다'고 말할 수 없느냐"고 요구하자 황 총리는 "국제법 질서가 있고, 이에 따라 정부 방침을 정했다. 우리의 요청과 동의가 없으면 일본 자위대의 입국이 용인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시다시피 국내에 거주 중인 일본인 3만7000명의 신변 위협이 있는 상황을 전제로 (입국 허용 발언을) 한 것"이라며 "기본적인 입장은 우리의 요청이나 동의가 없으면 일본 자위대의 입국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말이라고 하는 것은 앞뒤를 다 따져서 판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 말을 들은 우 의원은 "총리의 발언은 일제 강점기의 그 끔찍한 피해를 생각하면 정말 분노할 수 밖에 없다"며 "자위대가 들어올 수 있다니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분노한다"고 소리쳤다. 황 총리는 "의원의 말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우 의원은 말을 끊고 "총리는 그 자리(총리석)에 서 있을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황 총리는 무표정으로 "그러면 들어가겠습니다"고 대응해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우 의원은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본회의장에 있던 여야 의원들은 고함을 지르며 자신들의 주장을 펼쳐 장내는 한 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정의화 국회의장이 "우리가 후진국 의회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더이상 보이지 말자고 여러차례 말했는데 여러분이 소란스럽게 한다면 대정부질문을 진행할 수 없다"며 "방금 같은 일이 있으면 제가 정회를 할 수도 있다. 국회법에 따라 엄격하게 의장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하기에 나섰고 가까스로 장내가 진정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우 의원과 황 총리는 새누리당의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과 국정교과서 집필진 문제를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우 의원은 반복해서 황 총리의 답변을 끊고 자신의 말을 이어가 새누리당 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한편, 황 총리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강창일 새정치연합 의원으로부터 "한반도에 위기 상황이 벌어져 미국이 자위대 파견을 요청하면 거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협의를 해서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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